안/과/질/환 <2>백내장

[일요서울 | 이무일 원장] 시력 저하의 원인을 찾아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우선 문진이 중요하다. 백내장의 유무는 검사를 하면 바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의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밝혀야 하는 것은 눈의 외상이다. 시기적으로 오래된 일이라 해도 밝혀야 치료에 효과적이다. 외상성 백내장일 경우 수술 방법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력이 나빠진 원인이 백내장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알아본 후 백내장 확정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문진 뒤에 굴절 시력, 안압검사, 안저검사, 슬릿트 램프로 각막이나 수정체의 상태를 본다. 이것은 특수한 현미경으로 각막이나 수정체의 상태를 조사하는 검사로, 백내장이 생겼는지 아닌지 또한 수정체의 어느 부분이 탁한가를 바로 알 수 있다. 수정체가 새하얗게 탁해져 망막 상태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나 망막전도검사 등을 실시할 수도 있다. 

치료와 대책은 이렇게

백내장의 약물치료는 점안약으로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점안약은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지만 점안약 자체로 백내장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백내장의 진행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백내장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증상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눈이 부셔 잘 볼 수 없다면 선글라스를 쓰면 얼마간 잘 보인다. 또한 백내장에 의해 수정체의 굴절률이 변하면 근시가 되거나 근시가 더 심해지는데 초기에는 안경을 쓰거나 도수를 조정하면 시력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백내장이 진행 상태에 있다면 이러한 대책도 효과가 없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서둘러 수술을 해야 한다.

전에는 안경을 쓴 시력이 0.3이나 0.4 정도면 수술을 권했지만 요즘은 0.5나 0.6 정도가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사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을 느낄 때가 수술의 적기로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안경을 쓰고 시력이 1.0이라도 눈이 부셔서 제대로 볼 수 없다면 수술을 권장할 수 있다. 반대로 0.4의 시력이라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으면 반드시 수술할 필요는 없다. 

수술하기 전에는 우선 백내장 외에 다른 병이 없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력 저하의 원인이 황반변성 등 다른 부분에 있을 때는 수정체의 수술을 하더라도 시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병 망막증이 있는 환자는 수술로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당뇨병부터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백내장 수술법은 갈수록 현저히 나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점안에 의한 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해졌다. 또한 절개한 부위가 3밀리미터이면 안구의 내압을 이용해서 꿰매지 않고 상처 부위를 폐쇄시키는 방법이 행해지고 있다. 이 방법이면 봉합에 의한 안구 조직이 꼬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에 따른 난시도 생기지 않으므로 회복도 빠르다. 

수술이 걱정된다?

현재 백내장 수술은 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대신 인공렌즈, 즉 눈 속 렌즈를 삽입하는 방법을 행하고 있다. 수술은 국소마취를 한 후 시행하고 수술시간은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0~30분 정도이므로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수술은 먼저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렌즈를 삽입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수정체를 꺼내는 방법으로는 초음파로 핵을 부수어 꺼내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으로는 안구를 3밀리미터 정도만 절개하면 되기 때문에 수술 후 안정 정도가 가볍고 난시도 적으며 회복도 빠르다. 한편 백내장이 많이 진전되어 핵이 굳어 있을 때는 핵을 부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통째로 들어내는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인공렌즈의 삽입이다. 수정체를 꺼내더라도 수정체를 전부 꺼내는 것은 아니다. 전면의 막(전낭)과 알맹이(핵과 피질)를 꺼내 후면의 막(후낭)과 그것을 버티고 있는 소대라는 부분을 남긴다. 이 남은 막 속에 인공 렌즈를 삽입하는데 인공 렌즈는 직경 6밀리미터 정도의 렌즈와 눈 속에서 렌즈를 고정시키는 두 개의 루프로 되어 있다.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 관리를 포함해서 3~4일쯤 입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요즘은 하루 만에 하는 것이 보통이다. 환자의 몸 상태나 수술 후의 통원에 문제가 없다면 입원하지 않고 통원으로 후속조치를 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눈이 충혈되거나 눈물이 나거나 눈이 희미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며칠에서 2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 

수술은 짧은 시간 안에 끝나지만 안구를 절개하고 눈 안에 손을 대는 수술이므로 수술 후의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 후 1~2달은 수술로 생긴 염증을 가라앉히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의 지시대로 점안약을 쓸 필요가 있다. 특히 점안 시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눈을 누르거나 문지르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조심히 행동해야 한다. 

한편 환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수술 후 얼마가 지나야 눈을 쓸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결론을 말하자면 수술 다음날부터라도 상관없다. 인공 렌즈는 수정체처럼 초점을 맞추는 조정 능력이 없기 때문에 수술 후에는 안경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안경을 쓰고 있었다면 도수가 맞지 않으므로 새로 맞추어야 한다. 그 시기는 수술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데 수술 후 2주일에서 2달 정도가 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안경 없이도 거리에 상관없이 잘 보이는 다초점의 눈 속 렌즈를 쓰고 있으며 머지않아 성능이 더 강화된 다초점렌즈가 개발되리라는 전망이다. 

레이저 치료로 회복 가능한
후발 백내장


백내장 수술 후 몇 달이나 몇 년이 지나서 다시 눈에 안개가 끼고 희미해지는 증상이 생길 때가 있다. 이는 수술할 때 남겨진 수정체 후면의 막(후낭)이 탁해지는 후발 백내장을 의심할 수 있다. 후발 백내장은 일반 백내장과는 달리 수술할 필요 없이 레이저로 탁함을 간단하게 없앨 수 있다. 

시력 또한 바로 좋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자기 판단은 금물로 녹내장이나 망막의 이상 등 다른 병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 망막증이 있는 사람은 백내장 수술로 자극받아 망막증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수술 후에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밝은안과 대표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