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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문재인 정부 경제 내각이 면모를 갖추면서 재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청와대와 내각 인선을 보면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경제 분야에선 더욱 그렇다.

우선 새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된 김상조 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여 년간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재벌 개혁과 소액주주운동을 강하게 했던 인물들이다. 그동안의 활동만 놓고 본다면 두 사람과 재계는 경제 관련 정책을 놓고 빈번하게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재벌개혁과 소액주주 운동 벌인 시민운동가 임명에 기업들 초긴장
재계 “합리적인 방안 나올 것” 기대…“몰아치는 일 없다”소신 밝혀


문재인 정부가 신임 경제 내각을 구성하면서 울고 웃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임명하면서 포스코가 미소 짓는다. 포스코 지배구조를 완성시킨 장본인이 장 실장이기 때문이다.

장 실장과 포스코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려대 기업지배구조개선연구소장이었던 장 실장은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과의 인연으로 포스코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했고 장 실장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안은 포스코 주주총회를 통해 대거 채택됐다

포스코 지배구조, 이번 정부 표본 될까

대표적인 게 2004년 주총에서 도입된 집중투표제다. 주총에서 신임 이사를 선임할 때 특정 이사 후보에게 표를 집중해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로 소액주주에게 유리해. 여당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 사항이기도 하다.

포스코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신임 회장을 선출한 것도 장 실장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포스코 내부에선 장 실장이 청와대에 입성한 만큼 포스코에 대한 정치권 압박이 잠잠해질 거란 기대도 솔솔 피어 오른다.

여기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유영민 더불어민주당 온오프네트워크정당추진위원회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유 위원장도 포스코 사장 출신이다. 그는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후 LG CNS 사업지원본부 부사장, LG CNS 금융 ITO 사업본부 부사장, 한국디지털콘텐츠미래포럼 부의장, 한국정보과학회 부회장 등을 거쳐 2006년에 제4대 학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 이사장, 제10기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자문위원, 지식정보자원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10년 포스코ICT 최고운영책임자(COO), 2011년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에 올랐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주관 부처를 미래부로 결정했다. 미래부 장관이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할지는 논의중이다.

또한 국정기획위가 미래부에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과 관련된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면서 미래부는 ICT와 과학기술정책,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총괄하는 부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장 실장이 포스코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한 만큼 현 정부에서 논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앞다퉈 4차산업에 매진하는 가운데 미래부 수장이 포스코 출신이라는 점도 포스코 입장에서는 상당한 훈풍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문 정부 경제 내각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문재인 경제내각 인사 중 김상조 위원장에 대한 부담이다. 김 위원장이 과거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자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경제개혁연대 논평을 통해 “채권단은 금호산업 인수 시 박삼구 회장 측이 투자자들과 체결한 옵션계약 내용을 조사해 인수조건을 위배한 것은 아닌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과정도 철저히 살펴보고 인수 적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작년 1월에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및 학교법인 죽호학원이 박 회장 개인의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법인 재산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금호기업에 출자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박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또 노조가 금호타이어 산재사고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 사태 해결 촉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현 정부에 기대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이 외에도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에 대한 개혁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해당 기업들 사이에서는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 위원장은 내정자 시절이던 지난 5월 1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행법을 집행할 때 4대 그룹 사안은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상위 4대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4대 그룹의 규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취지에서다.

김 위원장은 학계에 있을 때도 ‘재벌개혁론자’로 분류됐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청문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말을 아꼈지만, 공식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재벌 저격수’ 임명에 ‘어찌 하오리까’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벌 개혁에 대해 4대 그룹, 10대 그룹에 집중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다음 주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크게 말씀을 안 드렸지만 앞으로 구체적 얘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계는 공정위의 행보를 긴장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실제로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 쪽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들도 김 위원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4대 그룹을 찍어서 몰아치듯이 하는 것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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