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발언 등으로 ‘폭망’하거나 참신함으로 ‘대박’나거나

G마켓 SNS 마케팅. <뉴시스>
G마켓, ‘정치인 풍자’ 주목 단번에… 현대카드, 오뚜기 꾸준한 고객 응대
메가박스, 롯데주류 여성 비하 발언 물의, 현대차 비판한 댓글 지워 뭇매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이 국내외 기업들의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은 지는 오래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SNS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있다.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의 특징은 TV, 지면 등 기존의 마케팅 채널보다는 규제가 덜해 제약이 없다. 또 소비자의 반응을 시시각각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 덕에 자칫 정치·성차별적 발언,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을 드러낸 기업의 경우 여론의 비난을 받기 일쑤다.

 
최근 기발한 SNS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끈 기업은 온라인쇼핑몰 G마켓이다. G마켓은 지난 5월 24일 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글, 영상 등 게시란)에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행동을 풍자한 마케팅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최근 일본에 머물렀던 김 의원은 지난 5월 23일 김포공항 입국장을 나오면서 끌고 오던 캐리어를 마중 나온 수행원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에게 밀어서 넘겼다. 일종의 수행원을 무시한 이 행동이 언론에 포착되며 스포츠에서 시선을 주지 않고 패스하는 ‘노룩패스(no look pass)’로 풍자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이 사건이 관심을 끌자 G마켓은 김 의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두색 캐리어를 홍보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제품 홍보 게시글에는 ‘#소문은_무성’, ‘#바퀴는_스무성’ 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노룩 패스 자율주행 기능 없다고 두 번 말했다?”라는 글을 덧붙였다. 이 게시글은 페이스북에서 지난 13일까지 1만6000명의 호응이라 볼 수 있는 ‘좋아요’를 얻었다.
 
G마켓은 그동안 페이스북 페이지에 각종 판매하는 제품을 활용한 영상 등을 유쾌하게 선보여 왔다. 이에 G마켓의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는 260만2258명에 달한다. 또 G마켓의 페이스북 댓글 응답시간이 평균 1시간으로 집계돼 소비자의 반응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는 호평도 얻고 있다.
 
현대카드도 자사의 콘서트 영상을 이용한 SNS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현대카드는 자사 카드 회원들을 대상으로 준비한 가수 STING의 콘서트 영상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영상은 조회수 8만4000회를 기록했다.
 
식품기업 오뚜기도 자사의 라면 제품을 홍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뚜기네 라면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과 자사의 라면 제품을 활용한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 살피는 창구
 
호평을 받고 있는 기업도 있는 반면 혹평을 받은 SNS 마케팅을 선보인 기업도 있다. 메가박스, 롯데주류는 SNS 홍보 중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영화관 사업을 하는 메가박스는 지난 5월 28일 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최근 개봉한 외화 ‘원더우먼’의 홍보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에는 영화 원더우먼 관련 이미지들과 “아마존에서 싸움 가르쳐놨더니 미모로 세상 다 구해버릴 기세”라는 카피 문구를 게재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누리꾼으로부터 영화 주인공인 원더우먼의 영웅으로서의 카리스마나 능력보다 ‘아름다운 외모’만을 부각해 소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롯데주류는 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소주 처음처럼 광고 영상이 문제가 된 바 있다. 해당 영상은 2015년 9월 만들어진 10초가량의 광고다. 홍보 영상에서 ‘술과 여자친구의 공통점. 오랜 시간 함께 할수록 지갑이 빈다’라는 문구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성 비하 발언으로 지적됐다.
 
당시 롯데주류는 마케팅 담당자가 부재 중일 때 홍보대행사 측이 허가 없이 올린 것이라고 해명하며 영상을 지운 바 있다.
 
전문가 필요성 대두
 
홍보물이 아닌 SNS상에서 소비자 의견 수렴 방식이 문제가 된 기업도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이하 현대차)이다.
 
현대차가 2013년 SNS상에서 실시한 제네시스 사행시 이벤트는 업계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당시 페이스북 페이지에 제네시스를 이용한 사행시 우수작을 뽑아 5명에게 아메리카노를 제공하겠다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는 당시 출시를 앞둔 신형 제네시스를 알리기 위한 행사였다.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현대차의 결함을 풍자하는 사행시들이 인기를 얻으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주로 싼타페 누수 논란, 해외 구매자 대비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차별 등 현대차에 대한 불만을 담은 내용들이었다. 논란은 현대차가 이 댓글들을 삭제하며 커졌다. 그 후 현대차는 누리꾼에게 ‘고객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며 한동안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민감한 사회 이슈를 건드려 비난을 받은 기업들도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해 4월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 옥시를 포함한 주요 생활용품 브랜드 품목에 대해 할인이나 ‘1+1’ 등의 판촉 행사를 SNS상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옥시 사태’가 재 점화되던 시점이었다. 이 와중에도 두 회사는 제품 팔기에만 급급한 행사를 펼쳤다고 지적을 받아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 두 회사는 모두 즉시 SNS상에서 마케팅을 중지하고 신중하지 못했다는 사과를 해야 했다.
 
소셜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모든 기업들이 이메일, SNS,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을 주 마케팅 채널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섣부른 SNS 마케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전문가를 영입해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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