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피자, 보쌈&부대찌개, 죽&비빔밥&카페 등
상권·업종·상호 간의 궁합이 맞아야 시너지 효과
 

저성장 시대의 과당경쟁은 점포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다. 한 점포에서 두 가지 이상의 아이템을 취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점포가 증가하고 있다. 점포의 가동률을 높여 매출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창업은 먼저 중견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도입해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점포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가맹점주가 여러 아이템을 무리 없이 잘 다룰 수 있는 기술 숙련도를 높였다. 이어 최근에는 중소형 프랜차이즈도 아이템의 경쟁력을 갖추고 하이브리드 점포 창업 아이템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우선 아이템을 두 개 이상 취급하는 복합점포가 있다. ‘훌랄라치킨·인앤피자’는 치킨과 피자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치킨과 피자는 배달음식 1·2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고객층 확보에 유리하다. 창업자는 한 번의 홍보로 두 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소비를 가족 중심으로 옮기고 있는 점이 기회로 작용한다. 1·2인 가구가 많아 배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망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력 메뉴는 치킨과 피자. 치킨은 ‘참숯핫바베큐’, ‘참숯치즈떡바베큐’을 비롯, 베이비크랩, 문어, 오징어, 새우 등 해물을 튀겨 올린 씨푸드치킨 4종을 판매한다. 씨푸드치킨은 푸짐함과 독특한 맛으로 2030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다.
 
흑미를 사용한 피자도우로 고소함을 더욱 살렸다. 재료와 건강 식단에 신경쓰는 깐깐한 주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베이컨포테이토 피자, 스위트 이태리아 피자 등 종류도 다양해 취향에 따라 피자를 고를 수 있다. 2~3가지 종류의 피자를 한판으로 구성한 메뉴도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메뉴구성이 돋보인다.
 
두 개의 아이템이지만 운영도 간편하다. 본사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식품 생산 및 물류센터를 갖추고 원팩 혹은 가공한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재료 손질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재료를 일괄 생산, 유통해 불필요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훌랄라치킨·인앤피자는 최근 소자본으로 창업 가능한 33m2(10평) 이하의 배달전문 복합점포 콘셉트로 창업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한 가맹점은 26.4m2(8평) 규모인데 점포 주변에 기업체 물류 창고와 공장 등이 많아 점심과 저녁으로 전화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도 가족단위 고객층의 주문과 포장이 많다고 한다. 한 가지 아이템만 취급하는 일반 배달매장보다 매출이 높은 편이라는 것이 본사 측의 설명이다.
 
메인·서브 아이템 조화
 
놀부보쌈&부대찌개, 원할머니보쌈족발&박가부대찌개, 본죽&비빔밥카페, bbq프리미엄카페 등이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점포다. 낮과 밤, 여름과 겨울의 매출이 고르게 오른다는 점에서 점포의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이 밖에 메인 아이템에 중량감 있는 서브 아이템을 추가하는 하이브리드 점포도 증가하고 있다. 커피가 서브 메뉴로 추가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원두커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운영의 편리성도 감안했기 때문이다.
 
또한, 맥주 파는 카페, 맥주 파는 패스트푸드점이나 도시락 카페 등 ‘비어페어링’ 점포도 확산되고 있다. 간단히 맥주 한잔 하려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이나 알뜰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폴바셋’은 일부 매장에서 생맥주를 팔고 있다.
 
서울 홍대·마포·연희동 등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카페 골목에도 커피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비어페어링 점포가 속속 생기고 있다. ‘맥도날드’는 수제버거 제품 ‘시그니처 버거’를 출시하며 일부 매장에 맥주를 선보였고, ‘쉐이크쉑버거’도 수제버거와 함께 고급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토종 브랜드인 수제버거 ‘토니버거’도 일부 매장에서 생맥주를 취급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보다 2~3년 전부터 비어 페어링 열풍이 불었던 일본의 사례를 들며 ‘비어페어링’ 점포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사와 커피 및 음료, 디저트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점포도 있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한식 메뉴와 커피 및 음료, 디저트를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장년층 여성들의 모임 장소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들어서는 샤브샤브 메뉴를 추가하고, 케익 등 프리미엄 후식 코너를 보강하여 2030 여성층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웰빙 음식인데다 커피 및 음료,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도 즐길 수 있어 주부 모임이나 아기를 데리고 오는 젊은 엄마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한편, 풀잎채의 1인당 가격은 평일 낮에는 1만2,900원, 저녁과 주말, 휴일에는 1만6,900원이다.
 
샐러드바와 함께 다양한 한식요리, 커피 및 음료, 디저트까지 원스톱으로 즐기기에 부담이 없는 가격이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점포는 매출 증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단점… 창업비용↑
 

하이브리드 점포는 창업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판매관리비 증가로 실질적인 이익증대 효과는 미미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업종의 전문성을 저해해,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상권과 업종 간, 그리고 업종 상호 간의 궁합이 맞아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창업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사계절, 특히 여름과 겨울의 날씨가 뚜렷이 차이가 나서 계절별 매출편차를 줄이고자 하는 하이브리드 점포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전문성이 부족한 어정쩡한 업종 간 결합은 매출의 상승효과가 미비해 오히려 투자 대비 수익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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