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일요서울 정대웅 기자>
입시 과정의 공정성…미래지향적 공교육 체계 마련
논문 표절·뇌물수수 의혹 등 청문회 통과 여부 지켜봐야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교육부·법무부·국방부·환경부·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내정하는 등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 내정을 두고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 입시 과정의 공정성 강화, 미래지향적인 공교육 체계 마련 등 일련의 교육개혁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 측근 채용, 뇌물수수 의혹 등이 국회 청문회 전부터 논란이 되며 교육부 장관 인선에 난항이 예상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전라남도 광주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쳤다.

박사 과정을 마친 후 김 후보자는 1987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창립을 이끌며 진보 교육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창립 때는 교수위원회 결성을 도모하기도 했다.

이후 한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대학 교편을 잡았다. 그러던 중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서 민선 14대·15대 교육감을 지냈다.

대표적 진보 교육계 출신

교육감 임기를 마치고는 정치에 뛰어들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교육 공약을 총괄했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난달 11일 내정됐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 전부터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 측근 채용, 비서실장 뇌물수수 의혹 등이 불거져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자유한국당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1982년 쓴 석사학위논문 <기술변화와 노사관계 연구>에서 130곳을 표절했다. 박사학위논문에서는 국내외 9개 문헌에서 44곳을 정확한 출처 없이 인용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에 김 후보자는 청문회 때 밝히겠다고 대답하며 해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김 후보자는 지난 14일 자신에게 제기된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 명의로 해명자료를 내고,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해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1992년 무렵의 경영학 박사논문 작성 관례를 고려하면 타인의 문헌들이 정확한 출처 표시 없이 사용된 부분이 타인의 연구결과와 문장을 자신의 것처럼 가장하여 사용한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난해 판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서울대학교는 제반 사정에 비춰 연구윤리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석사 학위 논문과 관련해서 그는 “처음 문제를 제기한 연구진실성검증센터에서 서울대학교에 검증 요청을 했지만, 서울대학교는 2006년 2학기 이전 수여된 석사학위 논문에 대해서는 검증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요청을 기각했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해명에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비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계 관계자들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이날 배포한 해명자료는 김 후보자의 석·박사 논문에 관한 서울대 연구진실성 위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것만으로도 큰 흠결이라고 지적하며 나섰다. 한국교원단체 총 연합회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보다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표절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겠지만 무척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경기도 교육감 시절 측근 채용 논란은 국회 위증 의혹으로 번졌다. 김 후보자의 14대 경기도 교육감 재임 시절 정책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5급 계약직 1명을 뽑았다. 이상대 신안산대학교 교수다. 이둘은 김 후보자의 교육감 정책을 설계하는 등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왔다.

문제는 이 교수가 5급 계약직으로 채용될 당시 기존 자격 조항에 미달되자 조건을 하나 추가해 직위 조건에 충족시키고, 혼자 지원해 경쟁 없이 합격했다는 점 등이다.

김 후보자는 2010년 국정감사 때 이 교수 채용 시 규정 위반은 없었고 특정 인물을 비서실장 등 인사 담당자에게 뽑아 달라고 주문한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언론 인터뷰에 서 당시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가 측근 이름을 알려주며 채용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계 관계자들은 김 후보자의 비서실장 말이 사실이라면 국회 위증죄까지 더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측근 채용 의혹 국회 위증으로 번져

또 자유한국당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측근인 이 교수에게 연봉 혜택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이 교수의 해당 5급 계약직 연봉은 4300만 원. 하지만 이듬해 직급 1단계 상승에 따라 연봉 1400만 원 상승했다.

또 그 4개월 뒤 1000만 원 상승해 이 교수의 연봉은 6700만 원까지 오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놓고 공무원 임금 상승이 어떻게 1000만 원씩 4개월 상간으로 오를 수 있냐며 말이 안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밖에도 김 후보자 비서가 뇌물을 수수해 재판받았던 사건도 재조명됐다. 김 후보자가 15대 경기도교육감 재직 당시 비서실장이 뇌물을 받아 김 후보자의 업무 추진비 등 공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하지만 당시 법원과 검찰은 김 후보자는 뇌물을 받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야당 일부 의원들은 이를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능절대평가 등 공교육 강화 예상

그는 학계, 재계에서 뚜렷한 진보 교육계 인사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교육감 시절에도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을 지향하며 진보 교육계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임기 내 혁신학교를 도입하고 무상급식 사업을 주도했다. 학생 복장 자유화와 소지품 검사를 금지한 학생인권조례도 실시했다.

따라서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교육부 내 변화가 예상된다. 교육부는 그동안 폐지·확대 등으로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요구돼 왔다. 개혁적 성향의 그는 교육부 내부 혁신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또 교육 현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 후보자가 설계한 문 대통령 교육 공약의 큰 줄기는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 입시 과정의 공정성 강화, 미래지향적 공교육 체계 마련 등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전환, 내년 고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 혁신학교의 전국 확대, 고교학점제 도입, 공영 사립대학과 국·공립대학교 네트워크 추진, 초·중등교육부문 권한의 교육청 이양 등이 실시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 중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자사고·외고 폐지, 고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 등 교육현안 처리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과거 수능 절대평가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김 후보자가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고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할 경우 교육체제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수능 절대 평가를 실시할 경우 수능 변별력이 낮아져 결국 대학들이 자체 시험을 도입하게 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또 자사고와 외고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특수학교들이 폐지되면 결국 강남 8학군 쏠림이 재연돼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과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학부모단체들은 김 후보자 장관 임명을 더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단체들은 지난 13일 <정치꾼 김상곤 교육부장관, 학부모는 절대로 반대한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며 김 후보자가 교육 수장으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김 후보자는 전교조 형님격인 민교협(민주교수협의회) 의장으로 교단 좌경화 공로로 경기교육감을 차지했으나, 전국 1위의 경기 교육을 전국 꼴등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며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도입, 전면무상급식, 특성과 개성을 살리는 교육을 반대하는 고교평준화 확대, 올바른역사교과서 반대 등 시대를 역행하는 교육자가 아닌 정치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자 교육부 장관 인선 국회 청문회는 오는 26일 혹은 28일 열릴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그와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청문회에서 구체적인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남동희 기자  donghee0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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