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권한대행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권한대행사진공동취재단>
[일요서울ㅣ정치팀] 청와대가 19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게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엄중하게 말씀드렸다”고 공개했다. 29~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문 특보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는 “조율되지 않은 개인 의견” 정도로 초기 입장을 냈다가 강도를 높인 셈이다. 

하지만 문 특보의 발언이 문 대통령이나 현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청와대는 “한·미 간 협의로 결정될 사안이지 어느 한 분이 말한다고 실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딱 부러지게 판단하기 어렵다. 새로운 국면을 만들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문 특보가 방미 전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정 실장은 “문 특보를 만나 얘기를 들었고 개인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파문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언급은 없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한다.

한편 이에 대해 황교안 전 총리는 '치고 빠지기식는 안된다'고 문재인 정부에 쓴소리를 보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모두 신중하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국가 안위와 국민 생명을 지키는 외교안보에는 실험이 있을 수 없다. 치고 빠지기를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문 특보의 사퇴를 주장했다. 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정치 행위”라고 두둔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시기와 장소에 있어 부적절했지만 내용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