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여론 악화일로, 트럼프 행보 ‘주목’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북한에 1년 넘게 억류됐다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9일(현지시간) 숨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고국 땅을 밟은 지 6일 만의 일이다.
 
웜비어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신시내티대학 메디컬센터에 입원 중이었던 웜비어가 오후 2시20분께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대학생이었던 웜비어는 중국 시안에 본사를 둔 한 북한전문여행사를 통해 북한에 5일짜리 관광을 떠났다가 출국하던 날 (2016년 1월 2일) 평양 공항에서 체포됐다.
 
투숙하던 호텔에서 북한 선전물을 훔친 혐의였다. 같은 해 3월 노동교화형 15년형을 선고받은 웜비어는 지난 13일 억류된 지 17개월 만에 사실상 식물인간이 돼서야 고국인 미국땅을 밟게 됐다.
 
북한 측은 웜비어가 노동교화형을 받은 이후 보툴리누스 중독증 증세를 보였으며 수면제를 먹은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웜비어가 입원한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는 지난 15일 웜비어가 최소 14개월 전에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주장한 보툴리누스 중독증 역시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북한이 17개월 넘게 억류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인도주의 차원에서 석방했다고 밝혔지만, 웜비어의 가족들은 1년 넘게 웜비어의 소식을 알지 못했으며 북한이 웜비어에게 가혹하게 대우했다며 비판했다.
 
한편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데 이어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사망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북미 관계는 악화 국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웜비어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는 한편 “법이나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정권의 손아귀에 무고한 인간이 희생되는 것을 막겠다는 우리 정부의 결의를 다지게 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북한 체제의 잔혹성을 다시금 규탄한다”며 북한 책임론을 강한 어조로 명시했다.
 
CNN방송은 웜비어 사망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돌아온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조차 없었다. 아주 슬픈 뉴스"라며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셀던 화이트하우스(민주) 상원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미 전역에서 웜비어 가족을 향한 애도의 물결이 일 것"이라며 대북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다음은 오토 웜비어 억류에서 사망까지의 일지
 
2016년 1월 :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적대 행위' 혐의로 북한에 억류
 
2016년 3월 : 웜비어 15년 노동교화형 선고 받음
 
2016년 3월 : 미국 정부 미국 정부의 대리인인 스웨덴 영사가 웜비어 면담할 수 있도록 촉구.
 
2017년 2월 : 렉스 틸러슨 미국무장관 웜비어 사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 트럼프 대통령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웜비어 송환토록 지시.
 
2017년 5월 : 미국무부 대북 특사인 조셉 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 외교부 고위 인사와 접촉. 북한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이 억류 4명의 미국인에 대한 면담 실시키로 합의.
 
2017년 5월 : 북한 뉴욕에서 4명의 인질 문제와 관련,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원함
 
2017 6월 : 미국무부 대표인 조셉 윤이 뉴욕에서 주유엔 북한 대사를 만남. 이 만남에서 윔비어가 심각한 상태임을 알게 됨.
 
2017년 6월 6일 ~ 6월 11일 : 틸러슨 국무장관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웜비어 송환 지시. 특별기편으로 조셉 윤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평양에 파견. 북한 미국 대표단 평양 입국 허락.
 
2017년 6월 12일 : 조셉 윤과 두 명의 의사가 웜비어를 봄. 조셉 윤 북한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 웜비어를 석방할 것을 요구.
 
2017년 6월 13일 : 미국 대표단 웜비어 비행기에 태워 미국으로 송환
 
2017년 6월 19일 : 웜비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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