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노동교화형으로 북한에서 18개월간 복역하다 13일 혼수상태로 석방됐다가 19일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 가족에게 조전을 보내면서 "북한이 인류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특정인의 사망에 조전을 보낸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했습니다.

당사국인 미국은 지금 난리도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의회와 언론들은 연일 자국 대학생의 죽음에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야만 정권’이라고 칭하면서 맹공격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Donald Trump hits out at North Korea's 'brutal regime' after death of US student

오늘 살펴볼 영어 표현은 hit out입니다. 맹공격하다라는 뜻인데요. hit out at ~라고 하면 ~를 맹공격하다가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저 제목은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학생 사망후 북한 ‘야만 정권’ 맹공격‘으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개탄(deplore), 규탄(condemn)도 강한 뜻을 갖고 있지만 맹공격(hit out)보다는 약한 느낌을 줍니다. 아무래도 미국이 당사국이다 보니 조금 더 센 표현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않고 임명을 강행하자 야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문 대통령을 맹공격한 바 있죠? 이 때 hit out을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Opposition parties hit out at President Moon's defiant appointment of Kang Kyung-wha as foreign minister.

기왕에 hit라는 말이 나왔으니 이 단어와 관련된 표현들을 알아보겠습니다. hit out은 됐고, 그렇다면 hit on은 뭘까요? ‘수작을 걸다’라는 뜻입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수작을 거는 것이겠죠? Stop hitting on her라고 하면 “야, 수작 그만 부려!" 정도가 되겠지요.

hit on의 또 다른 뜻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르다’라는 게 있습니다. hit on a good idea라고 하면 ‘불현 듯 좋은 생각이 떠오르다’는 말이 됩니다. hit on the nose라고 하면 ‘알아맞히다’가 됩니다. hit the nail on the head는 '정확히 맞는 말을 하다'입니다. hit the bull's eye도 비슷한 뜻을 갖고 있습니다.

hit라는 단어에는 참 많은 뜻이 있는데요. 야구에서는 ‘안타’라고 하지요? 또 ‘대박’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흔히들 ‘히트 치다’라고 하지요. 물론 ‘때리다’라는 뜻이 있구요. ‘부딪히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hit가 슬랭으로 쓰여질 때는 정말 다양한 뜻을 가집니다. ‘지저분하다’라는 뜻도 있구요. ‘피곤하다’라는 뜻도 있고 ‘망했다’라는 뜻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보통 “나 망했어”라고 하면 "I'm screwed"라고 많이들 하죠. 상황에 따라 I'm hit라고 해도 같은 뜻이 됩니다. ‘청부살인’이라는 무시무시한 뜻도 되는데요. ‘hit man’이라고 들어보셨죠? 그게 청부살인업자입니다. ‘불법 마약’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라화나 같은 것 말입니다. 이 밖에, 영화에서 "we're going to hit the bar tonight"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여기서 나오는 hit는 무슨 뜻일까요? 쉽게 말해서 ‘털다’입니다. ‘강도질’ 하겠다는 말이죠.

'hit and run'이라는 표현도 있는데요. 글자 그대로 치고 도망간다. '사람을 치고 뺑소니치다'가 되겠군요. 야구에서는 '치고 달리는' 작전으로 널리 쓰이고 있지요. 북한의 외교 전략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번 미국 대학생 사망 사건도 전형적인 hit-and-run 전략입니다.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것 같으니까 대학생을 미국에 넘겨주고 빠진 것이죠.

여하튼, 이처럼 hit는 여러 상황에서 사용되고 있으니 반드시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장성훈 기자  seantlc@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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