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월간지 ‘현대’게재 북한 최고위 군간부 인터뷰 내용
“북한, 핵무기 수십기 보유, 김정일의 지하요새 <철봉각>은 철옹성이다”.최근 일본 시사월간 <현대> 6월호는 ‘북한의 대량파괴무기와 지하요새의 전모’라는 제목하에 북한 인민군 고위간부 출신의 탈북자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현대>의 보도에 따르면‘안영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이 고위간부는 10여년간 김정일 국방위원장 최측근에서 보좌했다는 것. 이 잡지는‘핵무기 10기 보유’, ‘김정일의 지하요새 <철봉각>의 실체’, ‘김정일 별장 501관저의 비밀’, ‘김정일의 군사전략보좌 <작전조>요원들의 명단’등 가히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터뷰 내용에 대한‘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월간 <현대>의 보도내용을 살펴봤다.
83년 소련서 4기 극비 수입·일부는 자체 개발… 미국 사정거리에화학무기 5,000t보유 … 생물학 무기는 배양시스템 완성 상태인터뷰 내용에 대한 신빙성에 일부선 의문 제기월간 <현대>는 이 탈북자가 지난 97년 황장엽씨가 한국으로 망명한 이래 탈북한 최고위급 인사라고 보도했다,안영철(가명) 장군으로 밝힌 이 탈북자는 조선인민군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했으며 특히 최근 10년간은 김정일 위원장 가까이에서 근무했다고 <현대>는 보도했다.그는 이 잡지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 위원장에게 기아·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군의 실상을 알렸지만, 결국 배척당하고 말았다”며 “북한에서 죽기보다는 밖으로 나가 김정일 체제를 폭로하겠다는 생각에서 위험한 도박을 시작했다”고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그는 우선, 이라크 전쟁이 북한에 준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이라크전 발발 얼마전부터 김정일은 자신의 동정에 관한 일체의 언론보도를 금지시켰고, 전쟁 중에는 <철봉각>이라는 지하요새에 틀어박혀 <작전조>로 불리는 김정일의 군사전략보좌실요원들을 모아놓고 전황을 분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밝힌 <작전조>는 김두남 작전조장을 비롯, 조명록 최고사령부 총정치국장, 김영춘 총참모장, 김명섭 조선노동당 작전부장 등 군과 당의 고위급 인사 120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그중 주목할 인물은 김두남 대장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두남은 김정일로부터 군에 대한 감시 임무를 특별히 부여 받은자로서, 군내에서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것. 지하요새 <철봉각>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다. 평양시 삼석구역에 있는 <철봉각>은 상하의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지하 1층에는 9개의 전투지휘소가 배치되어 있다. 그 중 하나인 ‘감시실’에서는 러시아의 정찰위성과 전세계 각국의 TV영상 화면이 대형 전광판에 시시각각으로 방영, 15명 정도의 전문 스태프들이 분석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 2층은 16개실로 나누어져 있는데 최고위 간부들의 집무실이다. 김정일의 집무실은 200㎡ 넓이로 대형 전광판과 PC 등의 최신기재로 설비되어 있다. 또한 전쟁중에는 그곳이 생활거점이 되기 때문에 침대와 식탁, 샤워장, 전용화장실까지 딸려 있다고 그의 말을 인용해 잡지는 보도했다.그는 “김정일이 ‘55호’로 불리는 원래의 관저보다는 ‘501호’라는 별장에 주로 기거하는데, 이 별장과 <철봉각>의 지하 2층이 지하터널로 연결되어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군의 폭격에서도 김정일은 안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하요새가 만일 공격을 받게 되는 경우에도 김정일은 비상구에 설치된 별도의 터널로 탈출하는 예비수단이 강구되어 있다. 이 비상용 지하터널은 황해 연안의 남포항까지 약 80Km 나 이어져 있다”고 전제한 뒤“하지만 북한 내의 모든 주요 지하요새에 대한 위치 등을 최초로 완전 폭로함으로써 김정일의 그와 같은 자신감은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핵무기’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83년 유조선으로 위장, 구소련으로부터 핵무기를 극비리에 수입했다. 현재 구소련제의 핵무기 4발이 양강도 삼지연군 포태리의 지하 미사일시설에 격납돼 있고 이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8,000Km 이기 때문에 미국 본토 조준이 가능하다”며 “이뿐만이 아니라 자체 개발한 핵무기를 이미 수 십발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 핵무기는 주로 동해의 연안에 위치한 부대들에 배치해 놓고 있으며 사정거리가 4,000Km로, 최대의 표적이 오끼나와의 미군기지”라고 밝혔다. 생물 화학무기의 경우 호위총국산하에 전문화된 1개 여단이 5,000t 이상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생물학 무기는 현재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배양시스템은 이미 완성되어 있으며 유사시에는 언제든지 배양해서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무기구입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탈북자는 “김일성 생전에‘우리 군에 초고속 전투기 같은 것은 필요 없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본심은 아니었겠지만 너무나 고가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반대로 김정일은 2,000년초 극비리에 최신형 미그 31전투기 20여대를 구입하는 등 무기구입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런데 이 무기구입비는 군 예산에서가 아니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금의 연봉(金의 延棒)’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북한에서 연간 체취 되는 30t 정도의 금광석은 원칙적으로 국가재산이 되어야 함에도 모든 것이 전부 김정일에게 상납되도록 되어 있다. 김정일의 ‘금의 연봉’이 바로 이것이 되는 셈이다. 북한군의 전력에 대해서도 보도됐다. 북한군의 경우 올해만 직업군인이 194만 3,881명. 인구가 2,300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구 대 군인비율에서는 세계 제1위 국가다.

그러나 그는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 한다”고 단언했다. 그가 주장한 근거로는 ▲군인들의 체질이 허약하다는 점(군인들이 기아와 빈곤으로 평균체중이 43,5㎏일 정도) ▲군의 사상무장 결여▲연료의 부족(전투 연료 1주일만 확보된 상태) ▲통신지휘망의 취약(현재 북한군이 보유한 장거리무선통신 장비는 구소련제로서 무용지물)등을 꼽았다.그러나 그는 “아직도 북한군은 김정일의 명령일하에 전쟁준비로 여념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군은 <철봉각>외에도 비밀지하요새를 전국에걸쳐 구축해 놓고 있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전쟁발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한편,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일본 월간 <현대>에 실린 인터뷰 내용에 대해 신빙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정보를 왜곡하거나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