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정당으로 존재 가치 있어”

<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20대 국회가 개원(2016.5.30)한 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중순까지는 국가적으로 격동의 시기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국은 다시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일요서울은 20대 국회 1년을 맞아 ‘초년생’들의 그간 의정 활동에 대한 소회와 정치 현안을 둘러싼 의견에 대해 들어볼 예정이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기사 링크-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0991)에 이어 두 번째 주자는 국민의당 이용주(49·전남 여수시갑) 의원이다. 이 의원은 올해 초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스타급 활약을 펼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자물쇠와 같았던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입을 열어 ‘블랙리스트’ 실체를 확인,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도 국민의당의 요직을 맡아, 비록 패했으나 초선으로서 유의미한 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대선 이후 국민의당은 정체성 모호, 2중대 논란 등 안팎의 비판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일요서울은 지난 21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을 만나 ‘의정활동 1년’과 국민의당을 둘러싼 각종 질타 등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제3당 역할론’ 격정 토로… “다당제 유지돼야”
“탈당? 후회한 적 없어”… 재선 도전 ‘의욕’

 
이 의원은 우선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90점의 높은 점수를 주며 호평을 내놨다.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와 적재적소의 상징적 개혁 인선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정권이 바뀌었음을 실감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서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꼽았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뵙겠다.” 이 의원은 “이 발언은 노무현 그림자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文 정부 초반, 90점
협의 O, 협치는 X

 
그는 다만 ‘야당과의 협치’에 대해선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인사 청문 정국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협의’는 하고 있지만 ‘협치’는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정부·여당을 ‘발목 잡는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은 쓰고 싶은 사람을 임명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야당은 이에 대해 반대할 권리와 의무도 가지고 있다. 이것 자체를 문제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치 야당이 반대하는 것을 ‘발목 잡기’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물론 일부 지지자들이 그런 반응을 보일 순 있으나 정부·여당은 그래선 안 된다. 야당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발목 잡기’는 장관이 임명돼서 인사도 안 받고, 업무보고도 안 받고, 상임위원회에서 차관한테 질문하고 이런 것들이 발목 잡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는 정당이다. 일부 사람들은 민주당이 망하면 (우리가) 득볼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하면 국민의당한테도 기회가 오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팎 ‘질타’
내년 선거? “걱정 없다”

 
국민의당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한 뿌리인 여당과 최대한 협조하고, 동시에 견제도 하는 균형 있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청문 정국에서 야당과 민심 양측 모두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2중대’ 등 정체성 논란도 불거졌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제3당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중대 논란’은 백해무익한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제3의 정당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다”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뜻에 따라 결정하지 않는다. 제3당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으나 그만큼의 공을 못 받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 걱정할 필요 없다”면서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것 없다. 경쟁력 있는 후보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의원은 20여 년간 검사 생활을 한 뒤 정치에 뜻을 품고 2015년 9월 추석 무렵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3개여 월 후 탈당해 지금의 국민의당으로 새둥지를 틀었다. ‘혹시 탈당을 후회한 적 있는가’라고 묻자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사실 주위로부터 그런 얘기(민주당 입당)를 많이 들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새정치연합 입당 전에도 새로운 야당이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작은 당에 있었기 때문에 (당의) 주요 보직, (국정농단) 청문회 참여 등 정치적으로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에 있었다면 몸값은 높았겠지만 120/1로서 정치적 기회를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꼽은 ‘의외의 멘토’는?
재선 도전 시사 “신뢰의 정치인”

 
이 의원은 국회 ‘초년생’으로서 1년간의 의정활동 소회에 대해 “20년 동안 국회의원 5선을 하면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1년 새 다 일어났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국회가 3당 체제로 운영돼 본 적도 없고 그간 청문회는 ‘여당 찬성 야당 반대’였는데, 국정농단 국면에서 여야가 공조하는 모습도 보이고 새로운 국회 모습 보였다”면서 제3의 정당의 의미를 재차 부여했다.
 
이 의원에게 현역 의원 중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을 꼽아달라고 하자 다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민주당 박주민(44·서울 은평구갑) 의원을 언급하면서 “저보다 나이가 어리고 후배(서울대 법대)지만 국회의원을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박주민 의원은) 국민 속으로 가서 옆에 앉아서 듣는다.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준다. 저런 식으로 바뀌어야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재선 도전’에 대해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별한 일 없으면 나갈 것”이라며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지역구 일이나 당 차원의 일 등도 마찬가지고. (무엇보다) 여당 한번 해봐야 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길 희망했다. “국회의원에 대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인식 중 하나는 (정치인들이) 거짓말한다는 것이다. 거짓말하지 않는 정치인, 사람들이 내가 말하면 ‘이용주는 거짓말을 안 하더라. 쟤가 말하니까 일단 믿어보자’라고 평가해주는 신뢰의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그는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정당 민주주의가 이뤄지려면 다당제가 절실하다. 정치 부분에서 현재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이 바로 다당제다. 다당제를 위해 (노력하는) 국민의당을 어여삐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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