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신의 선물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들은 웃는 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육아의 괴로움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말을 자주 한다. 임신과 출산, 육아는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존재 이유이며 그 의미와 가치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최근 환경호르몬, 과도한 스트레스, 생활 환경의 변화등으로 임신이 안 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임신이 되어도 유지하지 못하는 유산율도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자발적 피임에 반해 아이를 원하지만 임신을 하지 못하는 부부들의 경우, 많은 고통과 실망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이처럼 난임은 개인적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2000년대 초반에 급격히 하락하여 현재 1.3 수준 밑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으로 OECD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저출산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난임부부가 증가하는 것 또한 저출산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불임이란 1년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여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근래에는 불임이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의미를 순화하기 위해 이를 난임으로 대체하는 추세이며, 2012년 5월 모자보건법에서도 기존 법령의 불임이라는 용어를 난임으로 개정했다. 빈도는 생식연령에 있는 부부의 약 10~20%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높은 난임률은 맞벌이 부부의 증가, 결혼연령 상승, 잦은 유산 시술 및 성생활의 문란, 노동 강도의 증가와 환경오염과 같은 여러 사회적 요인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난임의 약 40%는 여성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의학적으로 난임의 원인은 배란장애가 15%, 난관 및 복강 내 이상이 30~40%를 차지하며, 원인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1978년 Steptoe와 Edwards가 체외수정시술에 성공한 이래로 불임 치료를 위한 보조생식술의 기술적 발달과 시술 횟수의 증가가 동시에 이루어졌으나 근래 임신 성공률과 생아 출산율은 정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난임의 치료법으로 시험관 시술인 체외수정 배아이식술이 다양한 불임의 원인 인자에 공통적으로 시술되고 있다. 이 시술에 의한 임신 성공률은 연구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25% 정도이며, 임신 성공이후에도 유산율이 3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 난임부부 지원사업 경과보고서에 의하면 시술 당 임신율은 2006년도에 31.3%에서 2011년 31.1%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인공배양 기술이나 인공수정, 조직배양 등 다양한 기술이 발전함에도 시험관 시술의 임신율이 향상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자궁강 내로 이식된 배아의 자궁내막 착상률이 10~15%로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년간 시험관 아이 성공률의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필자가 학회에서 들은 내용 중 난자를 채취하고 인공수정을 하는 과정에서 이론상으로는 첫 번째 난자의 착상률이 높아야 하지만 실제 두 번째 난자의 착상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유를 추정해보면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이 산모에게 체력적 피해를 많이 주기 때문이다. 이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착상을 하다 보니 실패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충분히 회복한 상태인 두 번째가 오히려 더 착상률이 높다고 한다. 이는 난임치료에서 한양방의 협치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난임을 ‘무자(無子)’, ‘구사(求嗣)’등의 범주에서 다루고 있다. 신허(腎虛), 간울(肝鬱), 습담(濕痰), 기혈허약(氣血虛弱), 어혈(瘀血)등으로 변증하여 치료하며, 원인과 증상에 따라 육린주(毓麟珠), 조경종옥탕(調經種玉湯), 창부도담환(倉附導痰丸), 온토육린주(溫土毓麟珠)등의 처방을 사용하여 난임을 치료하고 있다. 또한 침치료와 뜸치료는 경혈의 기액순환을 도와주고 원기를 충실히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모의 원기 충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한의학에서 난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연수정 즉 자연임신을 전제로 치료하게 된다. 그러나 해부학적 요인과 관련이 있는 난관요인, 골반요인, 자궁요인 또는 남성 요인 등은 자연임신 자체가 힘들어 인공수정 및 체외수정이 필요한 경우지만 이때도 한의학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수정에 영향을 미치는 예후인자를 살펴보면 여성의 연령, 불임 기간, 불임 유형, 활동성 정자의 수, 성숙난포의 개수, 생존자녀 출생 경험, 인공수정 경험 횟수, 과배란 유도 방법 등이다. 이러한 인자들 중 한의학적 처치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인자들이 있다. 국내의 경우 불임에 대한 전통적인 한의학 치료의 우수성과 환자 수요는 여전하나 현대적 치료 근거 창출의 부족을 이유로 정부 차원의 양방 편향적인 보조생식술 지원정책으로 인해 한의학 치료를 통한 불임치료를 희망하는 환자의 진료 결정을 왜곡하게 되었다. 그 결과 불임 환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방 불임치료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난임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 한의학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임상례 및 논문등이 발표되고 있다. 과거 난임을 치료한 수많은 경험들을 이용한다면 개인적·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난임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 위해 범 정부적인 지원과 도움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한의학, 양의학적 방법을 적절히 활용해 난임치료에 임한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로 수많은 환자들은 출산과 양육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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