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 이장되면 양민학살 규모 드러날듯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남제주군 남원읍 ‘현의합장묘’가 파묘후 이장될 예정이어서 4·3사건 당시 학살된 의귀리와 수망리 양민들의 유해가 어느 정도 발굴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현의합장묘4·3유족회(회장 양봉천)는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남제주군 남원읍 의귀초등교 동쪽 ‘현의합장묘’를 수망리 893번지로 이장한다.유족회측은 “지난 1949년 1월12일과 14일쯤 의귀초등교에 주둔한 군부대가 산에 올라간 사람들에게 습격당하자 학교에 수용되었던 양민들을 현재 묘가 있는 곳에서 학살, 이듬해 한남리주민들이 학살된 양민들을 아무렇게나 묘 3기를 만들어 매장해 버렸다”며 “이번에 제대로 된 장례절차를 거쳐 구천을 떠도는 부모와 형제 자매의 원혼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려 한다”고 밝혔다.

또 유족회는 ‘현의합장묘’의 위치가 의귀리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도로확장 등으로 인해 교통사고의 원인이 됨에 따라 이장을 결정했다.양봉천 회장은 “당시 몇명의 양민이 살해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어 제대로 진상이 드러나지않고 있다”며 “이번 이장과정에 파묘가 시작되면 유해 규모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 일정은 9월 16일 오전 파묘-발인-성복, 17일 화장(양지공원), 20일 하관식을 열 예정이다.<한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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