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사업, 게재 업체(플랫폼)와 작가의 ‘상생’ 중요”

<누룩미디어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5월 27일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한국웹툰작가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한국웹툰작가협회는 한국만화가협회(대표 윤태호 ‘미생’ 작가·이하 만협)의 산하 기구이자 비영리 단체로 ‘웹툰 작가의 복지 차원’에서 설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주요 임원진으로는 조석(마음의 소리) 회장, 주호민(신과 함께), 이종규(전설의 주먹), 만취(냄새를 보는 소녀) 부회장이 있으며 이들은 이날 총회를 갖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의 공식 설립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과연 한국웹툰작가협회는 기존 만협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협회 설립 사유와 국내 웹툰 작가들의 실태에 대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일까. 일요서울은 한국웹툰작가협회의 부회장인 주호민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의견을 들어봤다.

5월 27일 한국웹툰작가협회 창립···문화체육관광부 ‘공식 설립 인가’ 기다려
“연재하다 보면 건강에 ‘적신호’ 온다”···웹툰 작가들 간 경쟁 늘어 업무 ‘가중’


- ‘한국웹툰작가협회’의 설립 배경은?
▲ 웹툰이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의 일이다. 물론 그 전에 작업환경은 열악했다. 웹툰 작가와 종사자들이 겪는 어려움, 노동환경이나 불공정한 계약 등의 문제 등은 주로 단발적으로 제기됐다.만협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대응해 주기도 했지만 문제에 대해 전체를 조사하고, 플랫폼(웹툰 게재 업체) 등과 함께 대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웹툰 작가들은 개인적으로 활동하고, 또 교류가 있어도 활동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교류하기 때문이다. 만협에도 웹툰 분과를 만들어 작가들의 어려움을 수집하고, 플랫폼의 불공정한 계약서의 수정을 요구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협회의 여러 분과 중 하나이다 보니 아쉬움이 많았다. 한국웹툰작가협회를 만든 건, 단발적 문제 제기, 개인적 활동을 극복하고 공동의 목소리 내기, 웹툰과 웹툰 작가에 대한 문제에 집중하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다. (우리는) 좀 더 집중적으로 웹툰 작가들의 복지를 개선하고, 공정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할 예정이다.
 
- 웹툰 작가들의 노동환경은 어떠한가.
▲ 한국의 웹툰은 대부분 주간 연재로 운영되고 있다. 또 작가의 수익이 무료 플랫폼의 경우 트래픽을 중심으로 평가되며, 유료 플랫폼의 경우 유료 판매 수익이 배분된다. 주간연재구조는 매주 적게는 60컷에서 많게는 100컷이 넘는 원고를 해야 한다. 게다가 웹툰은 대부분 컬러로 연재되고 있다. 스토리, 연출, 작화, 컬러링은 물론 대사에 대한 검수 작업까지 작가가 책임진다. 많은 웹툰 작가들이 연재에 들어가면 일주일을 꼬박 투자하며 일을 한다. 경쟁적으로 컷 수도 늘어나고 있어, 연재를 하다 보면 대부분 건강에 위험신호가 온다. 작가들이 원해서 하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웹툰 작가는 연재 계약을 통해 웹툰을 연재하는 비정규직 상태다. 따라서 늘 불안감에 시달리며 건강을 희생하며 연재를 한다. 플랫폼과 웹툰 작가들이 상생 가능한 노동환경이 필요하다.
 
- 웹툰 시장의 경쟁 상황과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최근 웹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로 수익이 많은 작가들만 조망되는데, 전체 생태계(웹툰 시장)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일등뿐만 아니라 인기가 많지 않은 작가들도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 (이 밖에도) 웹툰 사업에 참여하는 신규 업체가 많아졌으며 작가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경우도 많았다. 간헐적이고 개인적인 문제 제기는 문제를 개선하기 쉽지 않다는 깨달음도 있었다. 플랫폼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대화 상대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작가들 사이에 형성됐다.
 
- 웹툰 작가로서의 일상을 설명한다면?
▲ 직장인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 만화를 그린다.
 
- 다른 웹툰 작가와 독자들에게 전할 말은.
▲ 작가들이 살아야 플랫폼도 산다. 바꿔 말하면 플랫폼이 살아야 작가들도 산다. 생태계 차원으로 확대해 보면 작가와 독자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생태계라는 것은 어느 고리 하나가 빠지면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론 작가 개인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플랫폼들도 전체 작가들의 의견이 모아진다면, 훨씬 대응하기도 편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며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웹툰작가협회의 부회장으로서 협회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 (한국웹툰작가협회가) 아직 사단법인으로 정식 출범하지는 않았지만, 시급히 문제되는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해 사례 조사를 시작으로 대책을 강구하려 한다. (웹툰의) 연재 종료 시 갑자기 작가들에게 통보가 된다거나, 마감 시간에 늦으면 과도한 벌칙을 부과한다거나, 연재 컷 수를 늘린다거나, 2차 저작권의 양도를 강요한다거나 하는 사안들을 조사하기 위해 작가들의 구체적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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