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갑질 제재 첫 대상 ‘치킨 업계’

‘정보 공개’ 등 프랜차이즈 문제 해결안 제시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 기업 제재 ‘주목’

미조사 유통업체, 조사 대상에 포함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한 달’째를 맞이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 청문회부터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재벌저격수’ ‘재벌저승사자’로 불리며 대기업의 고질적 관행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획일적인 규제가 기업 경영 여건을 위축 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취임 한 달째를 맞이한 김 공정위원장이 ‘기대감’은 충족시키고 ‘우려’는 씻어냈다고 평가한다. ‘김상조 효과’는 곳곳에서 빛을 내고 있다. ‘프랜차이즈 규제’ ‘갑질 근절’ 등을 비롯해 ‘재벌개혁’ ‘불공정 거래 점검’ 등 개혁에 앞장섰던 결과물이 드러나고 있는 것. 일요서울은 ‘김상조 효과’로 변화된 부분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9대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식을 가졌다. 이로부터 한 달이 지난 현 시점, 김 위원장의 성적표는 ‘합격점’이라는 게 업계 다수의 평가다.

앞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내정 이유에 대해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라며 불공정한 시장 체제로는 경제위기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새 정부 정책과 맞물린 ‘갑질 근절’ ‘프랜차이즈 규제’ ‘불공정 거래 점검’ ‘재벌개혁’ 등에 힘쓰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프랜차이즈 갑질 제재의 첫 대상으로 ‘치킨 업계’ 손보기에 나섰다. 앞서 BBQ, 교촌치킨 등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특히 BBQ는 가격 인상에 대해 인건비 상승과 임대료 부담, 배달앱 수수료 등의 비용 상승에 따른 가맹점의 요구라며 1, 2차로 나눠 인상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취임 이틀째인 지난달 15일 공정위가 BBQ를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 여부 현장 조사에 착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BBQ 측은 양계 농가 보호, 서민 물가 안정과 국민 고통 분담 차원이라며 몇 시간 만에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김상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이어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그룹 본사와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했다. 미스터피자가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정우현 전 회장 가족 등이 운영하는 납품업체가 개입해 가격을 조정했다는 정황을 포착, 수사를 벌인 것.

또 검찰은 가맹점에서 탈퇴한 점주들을 상대로 미스터피자가 보복 영업을 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미스터피자는 가맹점에서 탈퇴한 점주들이 경쟁 브랜드로 반경해 영업하자 근처에 직영점을 내는 방식으로 보복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각종 논란에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지난 21일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진행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지난 6일 오후 업무방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을 구속했다.

김 위원장은 연이어 발생하는 프랜차이즈의 고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안을 내놨다. 그는 한국경제 밀레니엄 포럼 강연에서 가맹본부 규제와 관련, 가맹·유통·대리점 분야 불공정행위를 엄정 제재하고 보복조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고의적 행동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몇 배 더 큰 손해배상을 지우도록 하는 제도다.

또 김 위원장은 ‘정보공개’를 위한 종합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행정규율 집행의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해 과태료 부과할 수 있게 법 집행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프랜차이즈 감시망을 더 촘촘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갑질 문제 잘못 시인

프랜차이즈를 향한 공정위의 칼끝이 날카롭다. ‘김상조 효과’가 극명하게 드러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공정위의 칼날을 예의 주시하며, 잔뜩 움츠린 모양새다.

김 위원장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 기업 제재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핸드백 MCM 브랜드 생산·판매 법인 성주디앤디는 하도급업체로부터 불공정 거래 행위를 일삼았다는 이유로 신고당해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하도급협력업체들은 불리한 제조 단가 적용, 샘플비 미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성주디앤디의 실질적인 소유자인 김성주 회장이 공정위 조사에 앞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책임 회피를 위한 ‘꼼수 사퇴’라며 눈총을 보내고 있다.

하도급업체들에 클레임 비용을 전가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현대 계열사 현대위아는 공식 입장을 통해 하도급업체 비용 전가 등의 갑질 문제의 잘못을 시인했다. 현대위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부당하게 하도급 대금을 감액하거나 클레임 비용을 전가할 수 없도록 전자입찰시스템을 개선했다”며 “현재 정기적으로 시행 중인 공정거래 및 하도급법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의지 표출의 일환으로 ‘2017년 상습법위반사업자’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일감 몰아주기, 담합 등 불공정 하도급의 대표주자인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공정위의 ‘2017년 상습법위반사업자’ 발표 뒤 변화는 뚜렷하다. 이 명단에 유일한 대기업 계열사 한화S&C는 명단 발표 직후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또 한화건설은 지난 5일 2017년 우수협력사 간담회를 개최하고, 22개의 우수협력사에 상패를 지급했다. 이 자리에서 한화건설은 운영자금 대여와 입찰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공정위의 칼날이 한화건설 등 한화그룹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했다.

전문점 대상 조사 실시

공정위의 칼날은 특정 기업이 아닌 업계 전반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 급성장한 시장인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 전문점’과 대형 유통점까지 공정위의 칼날이 미치지 않았던 유통업체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에 유통업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공정위는 TV홈쇼핑,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해 제재해 왔지만, 전문점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점이란 가전·건강·미용 등 특정 상품군 판매에만 주력하는 전문 소매점으로 CJ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GS의 왓슨스 등 헬스앤뷰티(H&B)스토어와 롯데의 롯데하이마트 등 가전양판점을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가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라 불리는 전문점 시장의 불공정 거래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카테고리 킬러’ 업체 첫 번째 조사대상으로 서울 중구 CJ올리브네트웍스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불공정거래 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를 확보했다. 이날 공정위 조사관들은 해당 조사에서 올리브영과 납품업체 간 계약체결과 납품 과정 전반에 걸친 거래 실태를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정위는 ‘카테고리 킬러’ 업체 두 번째 조사 대상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하이마트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갑질 문화 및 재벌 개혁 의지를 드러내 온 만큼 이 같은 조사가 단순 조사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의 유통업체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 ‘봐주기 논란’ 등이 지적된 만큼 불공정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치상의 뚜렷한 변화

한편 ‘김상조 효과’는 수치상으로도 변화가 뚜렷하다. 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조정 신청 처리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에 조정원이 접수한 총 건수 1377건 중 처리율은 92%에 달한다. 처리 건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971건과 비교해보면 28%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공정위의 사건 처리 건수가 급증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일반 공정거래 항목인 거래상 지위 남용 불이익 제공은 171건으로 전년보다 47.8% 많았다. 가맹사업거래의 정보공개서 제공의무 위반과 부당한 계약해지는 지난해동기대비 각각 18.5%, 3.4% 증가한 66건과 12건 등이다. 하도급 대금 지급의무 위반은 350건 지난해 대비 74% 증가했다. 이는 전체 하도급 거래 처리 건수 비중에서 7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또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도 40건으로 8.5% 수치가 올랐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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