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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이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했다. 도공 관계자는 “김학송 사장이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부터 각종 비상경영회의를 통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하며 퇴임 시기를 조율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임 정부에서 내정된 기관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임기 5개월여 남기고 전격 사의 표명
“인사 기준 투명성 확보·업무 연속성 보전해야”

3선의원 출신인 김학송 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유세지원단장을 맡았던 친박계 중진이다.

김 사장은 2013년 12월 11일 한국도로공사사장으로 취임했다. 3년 6개월의 재임기간 동안 2014부터 4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또 지난해 열린 제25회 도로의 날 기념식에서는 세계도로대회 조직위원장으로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도로교통서비스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2일 이임식을 끝으로 도로공사를 떠났다. 임기 5개월이 남은 상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이 사표를 낸 것은 처음이다.

공기업 물갈이 신호탄

김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기관장들의 대대적 물갈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홍순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곽성문 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2010년 박근혜 전 대통령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에 참여한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힌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는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역임했다. 이에 내년 6월말로 예정된 이 사장이 임기 전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취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은 인사’ 논란이 일었던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승환 전 국토부 장관과 함께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주택정책을 설계했던 김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부터 줄곧 친박 낙하산 인사라는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역시 친박계 인사인 방송광고진흥공사 곽성문 사장은 지난 2014년 사장 재공모 지원서에 ‘친박 그룹의 일원’, ‘박근혜 시대가 활짝 열린 계기’ 등 자신의 정치 성향을 강조한 이른바 ‘친박 자기소개서’로 당시 여야 의원들의 호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곽 사장 임기는 9월 25일까지다.

또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인천시장의 측근인 홍순만 철도공사 사장, 그리고 정창수 관광공사 사장 역시 친박계로 꼽히는 인물이다.

뿐만 아니다. 금융공기업 수장 및 임원들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장 ‘친박계’ 인사로 알려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최순실 게이트에 직간접적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교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 회장은 민간 금융사에 몸담던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캠프에 합류해 금융 관련 공약을 개발하는 등 선거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뿐만 아니라 전현직 금융인 1300여 명으로부터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선거 일선에 나서기도 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1년여가량 남았지만 워낙 ‘친박 성향’이 강해 새 정권과 궤를 함께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더욱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해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상태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취임 이전부터 ‘정권 말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인물이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정 이사장의 취임을 극렬하게 반대했고 취임식조차 무산시키킨 바 있다. 특히 정 이사장은 재임 3개월 만에 최순실 측근 인사의 승진을 위해 KEB하나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특검조사까지 받았다.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기관장들은 더욱 좌불안석이다.

수장 교체 관례 논란

이제까지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은 대부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옷을 벗었다. 이번의 경우 탄핵 정국으로 인해 당초 보다 6개월가량 앞당겨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존 공기업 수장들의 거취도 주목을 받아 왔다.

청와대는 최근 인사추천위원회에서 공공기관장 인선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공공기관장 인사의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인데 아직 장ㆍ차관급 인사가 산적한 만큼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은 다소 시간이 걸리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일부는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점과 남은 임기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정부 인사라 해서 매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주요 공공기관장이 교체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이 교체되고, 기관장이 새로 오면 ‘보여주기’ 식으로 내부 조직을 개편했다”면서 “매번 인사가 뒤바뀌다 보니 공공기관이 수행해야 할 정책의 연속성이나 효율성 저해는 물론이고 내부 직원들과 업계에서조차 정책이나 업무 대신 새로 교체될 인물이 누구인지, 그 인물이 어떤 성향이고 조직은 어떻게 개편될 것인지에만 신경을 쓰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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