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한 유튜브 채널 화면 캡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현재 북한은 미사일 발사 과정‧성공 주장 등의 소식을 유튜브에 올려 홍보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를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북한은 잇따른 도발로 국제고립을 자초하면서 무기 선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들어 유튜브를 통해 여러 영상들을 공개하며 무분별한 ‘선전장’을 만들고 있어 그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일부 국내 이용자들이 해당 영상들에 ‘찬양성’ 댓글을 달고 후원금까지 보내 법적인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누적 조회수 100만 회 앞둬···영어 등 외국어 더빙 영상 연이어 게재
‘유튜브 머니’ 후원됐다?···경찰청‧국정원‧방심위, ‘검토’‧‘주시’ 중


“경애하는 최고령 도자 김정은 동지를 모시고 대륙간탄도로켓트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에 대한 당 및 국가표창 수여식이 진행됐습니다.”

북한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화성-14형 시험발사에 관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에 대한 국가표창 수여식을 진행했다고 지난 13일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같은 대남 선전 영상들이 유튜브에서 여과 없이 송출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해당 영상들은 국적과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다.

현재 북한의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은 2개다. 한 채널은 올해 4월 8일 개설됐으며 누적 조회수는 35만여 회이다. 국내외에서 3천여 명의 사람들이 구독 버튼을 누르고 대남 선전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올해 2월 6일 개설된 채널은 구독자 수를 비공개로 해놨지만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는 95만여 회다. 각 영상의 조회수로 적게는 20여 회 많게는 5만여 회로 나타났다.

한 채널은 최신 동영상 게재일이 1개월 전으로 죽은 채널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채널은 매일 오후 2시부터 총 8시간 동안 조선중앙방송의 영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 더빙 영상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운영 국가가
멕시코?


현재는 비공개 상태지만 한 채널 세부정보의 국가 란에는 ‘멕시코’가 지난 6월까지 기입돼 있었다. 하지만 채널 측은 저작권자를 ‘북한중앙방송위원회’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도 지난 2월 ‘정규 서비스로 지속될지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분명한 것은 평양으로부터 송출되고 있진 않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북한은 공식적으로 북한(North Korea)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란 명칭을 쓰는데 ‘노스 코리아 투데이(North Korea Today)’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홍보했다는 점, 제1언어로 스페인어가 쓰이고 있고 그 뒤를 이어 영어와 한국어가 쓰인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의 공식적인 계정은 아니다”라면서 이는 멕시코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로드리고 로호(Rodrigo Rojo)’란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기존 조선중앙방송과 시간차를 두고 선전 매체 명의로 영상을 공개했다면 현재는 동시에 공개하는 것과 실시간(라이브) 방송도 내보낸다는 것, 저작권자를 북한으로 밝히는 등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이 운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보안법’
위배될 수 있어


이 채널의 조회수가 높은 영상에서 북한 및 해외 이용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찬양 댓글을 게재했다.

반면 국내 이용자들은 부정적 댓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밖의 영상에서는 일부 이용자들이 북한 응원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제7조 5항에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다”면서 “이러한 목적의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 이 단체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허위사실을 날조, 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 전파한 자 및 이러한 목적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한 자도 처벌을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에서 제작되거나 선전하는 영상 등의 시청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온라인상에 배포할 경우 국가보안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실시간 방송에서 사이버 후원금의 일종인 ‘유튜브 머니’를 전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된 것이다. 이는 ‘대북 송금’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안이다.

경찰청 보안국 관계자는 위 사안과 관련해 “이것이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검토를 한 뒤에 수사를 진행한다면 (조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보안법으로 설명한다면 예를 들어 ‘이적목적성’이라는 부분(명분)이 필요하다”면서 “(해당) 대상자가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일정금액을 후원했을 때 과연 이것(이적목적성)에 해당 되는지부터 판단을 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질서부 관계자는 “국가보안법상의 위반 여부에 대해 관계기관과 (함께) 현재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유튜브 머니’ 대북 송금 문제와 같은 것은 대부분 외국환거래와 관련된 내용이라 (우리는) 그 부분보다는 국가보안법상의 해당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며 짧게 답변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들이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선전에 대응하며 관련 계정을 삭제하고 공개적인 미디어 사이트에서는 이들의 접근을 막는 노력을 보이는 것처럼 북한의 선전도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