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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성형외과 의사와 결탁해 성형수술을 미끼로 약 55억 원의 고리(高利)대출과 불법 채권추심을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기존에는 무등록 대부업‧고리대출 등의 불법 대부업 성행으로 문제가 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불법 대부업자들이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과 공모해 신종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고된다. 또 지난 5월에는 최대 연이율 2만3204%에 달하는 이자를 챙겼던 일당이 붙잡혀 충격을 불러왔다.

피해자들, 유흥업소 종사자‧여대생 등 20대 초반 여성이 대부분
‘텐프로’서 돈 많이 번다는 감언이설···서민, 불법 사금융에 몰리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주로 강남 일대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성형수술을 미끼로 한 고리 대부업체를 운영하며 불법으로 채권을 추심한 대부업자 A씨와 B씨를 대부업법 위반,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또 경찰은 영리 목적으로 환자를 알선 받은 성형외과 병원 의사 C씨 등 3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 대출 알선‧수금책 D씨와 대부자금을 투자한 E씨 등 20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대부업자 A씨 등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서울 강남 일대에 무등록 대부업체 2곳을 차렸다. 이후 특정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는 조건으로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 378명에게 총 55억 원을 대출을 해주고 이자 19억 원을 불법으로 챙긴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성형 대출자를 모집하는 유흥업소 실장과 대부자금을 투자한 전주(錢主), 대출금 수금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유흥업소 실장들을 통해 소개받은 여종업원들에게 법정이자율 연 25%를 훨씬 넘는 37.9%의 고리로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A씨 등과 함께 강남 소재 성형외과 의사들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의료법상 금지하는 ‘영리’를 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이를 위반하는 경우 동법 제 88조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진다고 규정한다.

이어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경우 유관기관에서 내려지는 행정처분은 동법 제65조 1항에 따라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된다.

이들의 수법은 피해자가 성형수술을 위해 2000만 원을 대출받을 경우 병원 측은 대출금의 30%인 600만 원을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금의 50%인 1000만 원을 후불납 조건으로 총 1600만 원을 대부업자에게 되돌려 주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후 피해자가 대출금을 갚게 되면 대부업자는 병원 측에 수술비용 1000만 원을 분할 정산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대부분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나 여대생 등 주로 20대 초반의 여성들로 업계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목적으로 두고 1000만~2000만 원씩 대출 받았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성형수술을 해 ‘텐프로’에서 일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흥업소 실장들의 권유로 대다수가 대출을 받은 것이라 설명했다.

대부업자 A씨 등은 대출을 받은 피해자들이 빌려준 돈을 제때 갚지 않으면 폭행과 폭언, 협박을 통한 불법 채권추심을 일삼았으며 특히 피해자 30~40명에게는 인터넷 음란방송 출연이나 성매매를 강요한 사실도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부업자 2명을 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의사 3명을 포함해 대출 알선책과 전주 등 나머지 23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긴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를 입수한 후 378명의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피의자들의 대출방법 및 수익 분배구조 등을 파악한 결과 성형수술을 미끼로 한 신종 불법 대출이 성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향후 불법 사금융에 의한 각종 범죄에 대해 더욱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대 연이율
2만3204%?


최대 연이율 2만3000%가 넘는 이자를 챙기고 상환일을 넘기면 욕설과 폭언 등으롷 협박하며 채권추심을 한 대부업자들도 지난 5월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총책 F씨 등 4명을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5월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업 영업 등록을 한 이후 2016년 8월부터 지속적으로 전국의 신용불량자 등 300여 명에게 2억2000만 원을 빌려준 뒤 연이율 3000~2만3204%에 달하는 이자 명목으로 총 3억 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피해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제때 이자를 납부하지 못하면 주야간 수시로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하거나 돈을 갚지 못하면 조선족을 고용해 청부살인을 할 것이다’, ‘가족‧직장에 알려 사회에서 매장시키겠다’ 등의 협박을 하는 수법으로 채권 추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이들은 서울·경기지역을 시작으로 전남·광주지역, 부산·경남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서로 수익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약 1만개의 대부업체가 등록돼 있으며, 대부업은 사무실 임대차계약서와 자본금 1000만 원만 있으면 구청에 등록한 뒤 영업을 할 수 있다”며 “대부업체 등록을 허가제로 바꾸고 대부 중개 사이트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법정 최고금리 낮추니
불법 사금융으로 몰려


문재인 정부가 ‘대부업법상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서민금융 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34.9%에서 27.9%로 내린 지난해, 불법 사금융 이용자는 10만 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불법 사금융 이용금액도 2162만 원에서 3159만 원으로 1000만 원 가까이 늘었고 전체 불법 사금융 시장 규모도 지난해 24조1144억 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년 만에 또다시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경우 최고 금리를 낮춰 이자제한법상의 최고 금리인 25%와 통일한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줄어든 이자 수익을 메우기 위해 금융사에서 상대적으로 돈을 갚지 못할 확률이 높은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줄인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저신용자들은 돈을 빌리지 못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이유다. 결국 가계부채를 줄이려다 불법 사금융 시장의 증가로 이어져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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