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서울로7017’이 새롭게 개장하면서 서울역 일대를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로7017’ 개장 후 한 달을 맞은 지난달 19일 누적 방문객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 당초 우려와 달리 서울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 위치한 서울역 서부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은 상황이 다르다.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이 일평균 14.7대에서 올해 8.4대로 급감했다. 월 임대료만 8억2000만 원씩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개장 당시 일평균 22대 이용한 것이 최고 실적
사드 배치로 중국 단체 관광버스 수요 급감했다지만 ‘심각’


서울역 서부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 2가 122-15번지 일대(3.356㎡)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의 알짜배기 땅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늘어나는 도심 관광버스 주차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간 8억2000만 원의 임대료를 지급하며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약 1억6000만 원을 들여 주차무인관제시스템 등을 설치하고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주차장에는 관광버스 33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최초 2시간까지 시간당 2000원, 2시간 초과 시 5분당 350원을 받는 등 요금도 저렴하다. 하지만 개장 당시 일평균 22대 이용한 것이 최고 실적이다.

개장 초기인 지난해 3월만 하루 평균 22대가 주차장을 이용했을 뿐 지난해 6월 15대, 9월 14대, 12월 11대 등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그나마 유지되던 두 자릿수 이용률도 올해는 1월 7대, 2월 10대 등으로 일평균 8.4대로 낮아졌다.

주차료 수입도 지난해 3~12월 10개월간 1700만 원을 올렸지만, 올해 상반기 수입은 583만 원에 그쳤다.

주차장 운영할수록
적자만 느는 꼴


서울시 관계자는 전용주차장 이용률 감소에 대해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단체 관광버스 수요가 약 70% 급감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서울시는 주차장 활성화를 위한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차장이 운영되면 될수록 적자만 느는 꼴이다.

서울시의회 최판술 의원은 “일각에서는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이 처음부터 잘못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지난 10일 실제 사례를 발표했다.

최 의원이 소개한 A씨는 관광버스 운전기사다. 실제 서울역 서부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을 이용했던 그는 “서울로가 만들어지면서 기존에 유턴이 가능했던 서울역 서부 연등지점이 사라져 주차장 접근이 더 어려워졌다”며 “교통체증이 심한 곳을 뚫고 오기 전 의주로, 통일로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더 편하고, 대부분 기사들이 주차장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취재를 위해 주차장을 방문해 보니 염천교 방향에서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주차장을 약 1km 가량 지나쳐 가야만 유턴이 가능하다. 기존에 있던 유턴 신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변경된 신호를 인지하지 못한 기사들이 많은지 1km 구간 사이 유턴금지 표지판이 3개정도 붙어있을 정도다.

기자가 방문했던 13일 낮 12시 경에는 주차장이 관광버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 주차된 관광버스들은 ‘코레일 내일로 홍보단’ 활동에 나설 청년들을 태우고 전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 버스들이 떠나고 나자 주차장은 다시 텅 비었다.

주차장 활성화 위해
교통체계 개편 필요성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31일 도심 관광버스로 인한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19년까지 신규로 360면의 주차장을 조성키로 했었다. 또한 실시간 주차가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고 노상주차시간은 2시간 내로 제한하는 등 단속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역 서부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은 저조한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앞서 최판술 의원과 관광버스기사 A씨가 지적한 것처럼 주차장이 위치한 곳이 평소 교통정체가 빈번해 기사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한 탓이 크다.

실제로 13일 코레일 내일로 홍보단 청년들을 태우기 위해 주차장으로 오던 일부 관광버스는 도로가 혼잡해 주차장으로 오지 못하고 서울역 인근 다른 지역에서 청년들을 태우기도 했다.

서울시는 하루빨리 주차장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서울로7017이 개장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만큼 서울역 관광버스 주차장을 단체 관광객들을 위한 거점 주차장으로써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시가 하루속히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통체계 개편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내 관광버스 불법주정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관광버스 불법주정차 과태료 부과 건수는 4만1049건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만963건으로 2년 전 대비 약 73%나 증가했다.

서울시는 늘어나는 대형버스 불법주정차를 근절하기 위해 과태료를 올리고 이동조치 불응에 따른 단속권한을 확대 하는 등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속에 앞서 기존 주차장 활성화 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 단속이 능사는 아니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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