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음식점 찾기보다 커피전문점을 찾기가 더 쉬울 정도로 골목마다 카페가 넘쳐난다. 식사 때가 되어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가 속이 쓰리도록 카페만 만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커피수요가 많아졌기도 하지만 시장진입장벽이 일반음식점보다 낮고 젊은 층 감각에 빠르게 어필할 수 있어 2~30대부터 은퇴이후의 연령층까지 창업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 11일에 발표한 생활밀접업종(일반음식점, 일반주점, 식료품점, 문구점 등) 40개의 현황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의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3만9856명으로 지난해에 4월에 비해 19.2%(6425명)증가하였다고 한다.
 
같은 기간 전체 생활밀접업종 40개 사업자수의 증가율(3.3%)에 6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커피음료점은 비교적 저렴하고 짧은 준비기간으로 창업을 할 수 있어 빠르게 성장하였고 거리마다 이미 포화상태로 보인다.
 
이젠 카페마다 생존경쟁처럼 고급스런 인테리어나 독특한 서비스 방법 등 이색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런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카페를 대표하는 시그니쳐 메뉴다.
 
보통의 카페는 습관적으로 주문되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가 만들어지지만 입소문으로 유명한 카페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하는 시그니쳐 메뉴들이 있다.
 
주문한 시그니쳐 메뉴의 색다른 맛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시간은 작은 즐거움이 된다. 물론 기대한 만큼의 맛과 모양이 뒤따라줘야 만족스런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런 색다른 레시피와 살짝 감탄이 나올법한 맛은 일반적인 커피교육만으로는 나오기가 어렵다. 바리스타의 음료에 대한 끈질긴 연구와 다양한 시도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숙련된 손놀림으로 동일한 맛을 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끊임없는 신 메뉴의 개발은 식음료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며 통통 튀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준다.
 
우리의 식문화는 전통을 이어가는 한편, 이국 문화를 매우 빠르게 흡수하고 확산시켜 우리만의 음식문화로 새롭게 만들어내는 경향을 보여 왔다.
 
커피는 우리 고유의 음료는 아니지만 가히 폭발적으로 확산되어 이젠 우리 일상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또 우리의 바리스타들은 커피의 전통적인 메뉴만을 고수하기보다는 다양한 레시피를 연구하고 연마하여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에 익숙한 고객들에게 이색적인 커피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역세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입지 의존도가 높았다면 이제는 외진 지역의 골목 안쪽이라도 새로운 맛을 위해서라면 찾아가는 미식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맛의 연구, 레시피의 개발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한편으론 예쁜 인테리어나 카페 점포의 수로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보다 맛을 연구하고 집요하게 시도하는 지금의 커피문화가 더 발전적으로 보인다. 커피, 음료의 맛과 모양에 자신 맛의 색을 입히는 시그니쳐 메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최고의 맛을 추구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자존감이 높은 카페는 고객들도 인정하고 사랑한다.

이성무 동국대 전산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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