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여야 4당대표와의 첫 회동에서 국내외 현안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총 120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다. 당초 계획했던 70분보다 약 50분을 훌쩍 넘겼다.

 이날 회동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배석했다.

 불참을 선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청주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에 나서 회동에 함께하지 못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그 뒤를 이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들이 올때마다 상춘재 앞문으로 마중을 나갔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회동에 앞서 여야 4당 대표들과 백악교 부근을 산책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날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숲길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돌렸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들은 10분 간의 산책을 마친 뒤 상춘재로 이동해 오찬을 겸한 본격 회동에 들어갔다. 오찬 메뉴로는 소고기 안심요리를 메인으로 전복 냉채·게살 버섯스프·해삼·해물덮밥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이날 회동은 최근 미국·독일 순방에 대한 외교적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독 정상회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얻은 성과 등을 야당 대표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그렇다고 오롯이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논의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야당 대표들은 국내현안에 대한 이슈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각 당 대표들은 '인사 5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 신고리 5·6호기 중단 신중 추진, 남북관계에 대한 신중한 접근도 요구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정 대책, 최저임금 부작용 대책, 사정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방안 등 국내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한 입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 원칙과 관련 "인수위 과정이 있었다면 원칙을 실천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 했을텐데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원칙만 가지고 따지다 보니 지적을 받았고, 지난 번에 유감스럽다고 말씀 드렸다"면서 "이번 인사가 끝나고 나면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서 공개하고 투명하게 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에 대해선 "신고리 5·6호기와 관련한 제 공약은 전면 중단이었지만, 공약했다 해서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 공론조사라는 민주적 절차를 따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이게 찬반양론이 있을텐데 생산적이고 건강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에 이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당 대표들과 회동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9일 만인 지난 5월19일 여야 5당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협치를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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