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지만 ‘침수’할 수 있어…자칫하면 ‘소비자 과실’로 유상 수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주변에서는 물놀이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여름 물놀이를 준비할 때는 평소보다 알아둬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생겼다. 바로 방수 스마트폰 침수 피해 예방법이다. 다양한 기술 발전과 더불어 방수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들이 출시되는 가운데, 무작정 방수 기능만 믿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방수 기능 스마트폰이 침수가 되더라도 ‘소비자 과실’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방수 기능 숙지하고 침수 피해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조사 웬만하면 방수팩 사용 권장, 샤워·세안 때도 조심해야
‘유상’이냐 ‘무상’이냐 경우마다 달라…소비자 불만 사례 다수


삼성전자의 갤럭시S8, LG전자의 G6, 애플의 아이폰7 등 많은 스마트폰들이 방수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침수로 많은 피해를 경험했던 소비자들은 더 이상 물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에 기뻐했다.

특히 여름 휴가철 피서객들은 자연스레 물가를 찾게 되고 스마트폰 역시 물에 노출되는 일이 잦아진다. 그런데 이때 스마트폰의 방수 기능만 믿다가는 또다시 침수로 인해 AS센터를 찾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와 LG전자의 G6은 1.5m 깊이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는 IP68 등급의 방수기능이 적용된다. 아이폰7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IP67 등급의 방수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IP68은 수심 1.5m 깊이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다는 인증 등급이다. IP68에서 ‘6’은 먼지(고체)를 막아내는 정도를 나타내며, 뒤에 붙은 ‘8’은 방수 기능의 정도를 의미한다. 보통 방수 등급 상 ‘7’ 이상이면 완전방수로 이해할 수 있다.

또 제조사들은 이와 같은 설명과 함께 방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이를 ‘완전무결한 방수’로 인지해 물놀이를 가거나 이를 마치고 목욕을 할 때도 거부감 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들어간다.

방수등급은 최고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스마트폰들이 침수로 이어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소비자는 “방수 기능이 있다고 해서 샤워를 하는 도중 전화를 받았다가 침수가 발생해 수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줄곧 홍보했던 방수 기능을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짓자면 ‘사용한 적 없는 스마트폰을 1.5M 이하의 수심과 알맞은 온도를 가진 물에 고정된 상태로 넣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수 기능을 믿어선 안 된다.

첫 번째, 물놀이를 할 때 계곡이나 바닷물의 수압을 견디지 못할 수 있다. 또 바닷물의 경우 염분을 포함하고 있어 스마트폰 내부 부식의 원인이 된다. 물 속에 다양한 이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도 있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두 번째 목욕이나 간단한 샤워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샤워기의 수압이 높아 스마트폰 침수가 발생한다면 ‘소비자 사용 과실’로 처리되기도 한다. 또 따뜻한 물로 몸을 씻을 때는 열기와 습도로 인해 스마트폰이 망가지기도 한다.

결국 방수 등급상으로는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들이지만 소비자들의 사용 기준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모양새다. 더군다나 방수 스마트폰이 침수가 되더라도 소비자 과실로 인한 ‘유상 수리’를 해야 하는 일도 허다하다.

제조사들이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서 방수 기능이 상실된 것으로 확인되면 보증 기간 이내에서 무상 수리를 해준다고 하지만, 침수 스마트폰을 점검했을 때 방수 기준을 초과했다고 판단하면 소비자 과실인 것이다.

올바른 피해 예방법은?

제조사가 말하는 정상적인 사용 환경이란 우선 스마트폰에 흠집이나 갈라짐 등이 없어야 한다. 또 수심은 1.5M가 넘지 않아야 하며 30분 이상 잠기면 안 된다. 수압이 센 물이나, 깨끗하지 않은 물도 정상적 사용 환경이 아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방수 등급으로 따졌을 때 최고 등급이라는 것일 뿐, 가벼운 생활 방수 수준이라는 점이 사실”이라면서 “침수 스마트폰들은 제각각 침수 경로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힘든 부 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 “제조사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기는 애매하지만, 웬만하면 물놀이 때는 방수팩 등을 챙기고, 조심하는 편을 권장한다. 또 침수 피해 대처 요령 등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두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침수 피해 대처 요령은 다음과 같다. 물이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배터리를 해체해야 한다. 배터리를 분리할 수 없는 일체형이라면 곧바로 전원을 끄는 것이 먼저다. 유심칩이나 SD카드 등 주요 구성품도 모두 빼는 것이 좋다. 헤어드라이어 같은 기기로 뜨거운 바람을 사용하면 내부 부품이 열로 인해 고장이 날 위험이 있다. 

물놀이를 하려면 방수팩 준비도 필수다. 방수팩은 물기와 수압과 이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또 방수팩에 물이 들어와도 방수팩 내에는 수압 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침수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스마트폰의 방수 기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AS센터를 방문해 케이스를 교체하거나, 방수와 관련한 안내 및 점검을 받는 편이 좋다. 아울러 중요 자료를 미리 백업해두는 것도 물놀이를 가기 전 해야 하는 준비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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