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ㆍ사회과학 분야 통틀어 1명…한국인 최초 수상

[일요서울ㅣ진주 이도균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인문대학 사학과 정재훈 교수가 쓴 '돌궐 유목제국사 552~745: 아사나 권력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소멸'이 지난 20일 태국 치앙마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아시아학자세계협의회(International Convention of Asia Scholars: ICAS)가 주관하는 최우수 학술도서(한국어 부문)에 선정됐다.
  2017년도 최우수 학술도서상은 2014년 8월부터 2016년 10월 사이에 한국어로 출간된 아시아연구 학술도서를 국내 37개 출판사로부터 114권 도서를 제출 받았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4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독립적 심사위원회를 운영해 제출 도서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진행해 정재훈 교수의 저서를 한국어 분야 최우수 도서로 선정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의 수상이다.

이 책은 고대 유목 국가의 원형인 흉노의 뒤를 이어 거대 유목제국을 세운 돌궐의 유산이 몽골 제국으로 이어지며 북아시아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전개에 미친 영향을 검토한다. 위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 책은 돌궐의 지배 집단인 아사나를 중심으로 한 유목 군주권의 추이를 따라가며 정주 농경 국가와 다른 유목 국가로서 돌궐이 가졌던 성격을 새롭게 규명한다.

이와 관련해 아사나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소멸을 중심축으로 건국신화에 대한 체계적 분석, 개별 유목 국가의 역사 전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동시대 동아시아의 역사에 접근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돌궐사의 위상과 의미를 보다 넓은 시각에서 분석한다. 특히 무엇보다 한문 자료뿐만 아니라 고대 투르크 비문 자료의 비교 연구를 통해 그동안 사료의 제한으로 주제의 편향이 심했던 돌궐사를 좀더 ‘중립적’으로, 즉 중국도 돌궐도 아닌 한국인의 ‘제삼자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재훈 교수의 본 저서는 2016년도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부문 최종 후보  에 올랐으며 2017년도 대한민국 학술원 인문과학 분야 우수학술도서에도 선정된 바 있다.

정재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돌궐 유목제국사(552~745)', '위구르 유목제국사(744~840)' 등이 있고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사료로 보는 아시아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 외에도 다수의 유목제국사 내지는 중국대외관계사 논문이 있다. 2015년부터 (사)중앙아시아학회 회장을 맡아 국내 중앙아시아 관련 연구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ICAS 우수 학술도서상(ICAS BOOK PRIZE, IBP)은, 아시아 관련 학술 출판에 세계가 관심을 갖게 하고, 이를 통해 아시아 관련 학술서적이 널리 알려지게 하기 위해 2004년부터 격년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ICAS 최우수 학술도서상은 영어로 출간된 책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부터 인문 사회과학 분야를 통할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로 쓰인 아시아 관련 최우수 학술도서도 각 1권씩 시상하게 됐다.

IBP는 초기 50권의 책과 5개의 박사학위논문 제출로 시작하여, 현재는 전 세계 60여 출판사에서 제출하는 200여 권의 출판물과 100여 개의 박사학위논문이 경쟁하는 저명한 도서상으로 성장했다. 2013년부터 최우수 도서상 이외에 더 많은 도서와 학위논문에 선정 기회를 주기 위해 ‘심사위원회상’(The Reading Committee Accolades)이 추가됐다.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의 심사 및 선정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가 주관하는데, 독립적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진행된다. 심사위원회는 ICAS의 정신에 따라 아시아, 유럽, 미주, 아프리카 대표들로 구성된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는 심사위원회 운영 역할을 담당했다.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은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를 통틀어 1명의 최우수 학술도서상 수상자에게 2500유로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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