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지역 삼국시대 고분군인 ‘나주복암리고분군’ 유물전시관 부지에서 중국 신(新) 왕조(AD 8∼24) 때 주로 주조돼 유통된 동전인 화천(貨泉) 2점이 발굴됐다. 전남문화재연구원은 지난 7월1일 이후 복암리 고분군에서 동쪽으로 300m 가량 떨어진 나주시 다시면 복암리 낭동마을 일대 1만2천여평을 시굴조사한 결과 화천을 비롯해 각종 백제시대 유물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화천은 신(新) 왕조 건국자인 왕망(王莽) 재위 때인 서기 14년에 처음 주조되다가 후한(後漢)왕조 초반기인 서기 40년까지 단 기간에 유통된 화폐로, 한반도에서는 해남군 군곡리 조개무지 유적에서 1점이 확인된 바 있고, 경남 김해와 제주 금성동 유적 등지에서도 간헐적으로 출토된 바 있다.

또 평양 일대 이른바 ‘낙랑유적’에서도 출토 전례가 있다. 이번 발굴 책임조사연구원인 김경칠씨는 이러한 중국제 동전이 복암리에서 확인됨으로써 기원후 1세기대 한반도와 중국대륙간 문물교류가 활발했음이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전시관부지에서는 전형적인 백제토기로 꼽히는 유물과 유리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폐기되었을 유리 슬래그(찌꺼기)도 확인됐다. 백제토기 중에는 지금까지 백제의 왕궁 관련 유적에서만 출토되던 연통형 토기(굴뚝용 토기)가 확인됨으로써, 이 일대에 상당한 신분과 지위를 누리던 백제 사람들이 거주하던 공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시굴이기 때문에 이들 유물과 유적간 상관관계가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는다”면서 “좀 더 확실한 성과는 본격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무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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