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생리대 등 위생용품 피해 주장 소비자 잇달아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생활용품 전문기업 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가 생산하는 제품들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살펴봐도 수차례 반복되고 있는데, 일부 제품의 경우 원인 규명이나 책임 소재조차 가려지지 않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일부 피해 사례는 유한킴벌리가 소비자와 합의로 마무리 짓는 선에서 해결되고 있다. 소비자가 이물질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한다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어 유한킴벌리가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제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 타격 불가피…불량률 0%는 꿈의 수치일까
유한킴벌리 측 “불량 줄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
유한킴벌리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오거나, 불량품이 나왔다고 주장하는 사례는 주변 포털사이트 블로그 등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기간을 올해 안으로 한정 짓는다 하더라도 한두 건이 아니다.
그 중 한 소비자는 “유한킴벌리 하기스 기저귀 제품을 자신의 아기에게 착용시키려던 중 검은색 자국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또 “기저귀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쇳가루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뭘 어떻게 믿고 쓰겠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생리대 제품에서 이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한킴벌리사의 생리대를 구입해 개봉했는데, 이물질이 박혀 있었다는 증언이다. 다만 해당 소비자는 유한킴벌리로부터 ‘순면 커버라서 그럴 것’이라는 답변과 함께 새 상품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합의 보면 끝?
그 외에도 이물질을 주장하는 이들은 더 있다. 유한킴벌리 하기스 제품이 변색됐거나 뭉쳐 있는 부분이 있다고 호소한다. 다만 이들 중 다수가 유한킴벌리의 보상을 받았거나 원인 불명인 채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지속적으로 이물질이 발견되더라도 해당 피해자와 합의만 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반복적으로 위생 관련 문제가 논란이 돼왔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 소비자들은 “제품 제조 과정을 믿을 수 없다”는 불만도 쏟아낸다.
아울러 그동안 위생용품 생산 업체들은 관련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제조 과정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할 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왔다. 때문에 공정상의 문제가 확실해지고, 이와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을 때만 적극적으로 반성하는 모습이라는 질타도 있다.
유한킴벌리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한 소비자는 “나 역시 아이가 이제 막 돌을 지나 유한킴벌리 제품을 자주 사용한다”면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불안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피해가 생겼을 때 보상이 중요하지 않다. 유한킴벌리가 제품 생산, 관리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어떤 업체든 간에 이물질이 나올 때마다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는 답변을 듣는 듯하다. 그렇게 끝날 문제는 아니지 않나”고 반문한다. 소비자들은 제조공정 공개 등을 포함한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 의지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물질 관련 사례 주장들의 악의적 제보 가능성이나 자료의 신빙성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유한킴벌리는 해당 사례 중 일부는 소비자와 오해를 풀었고, 일부는 자사의 제품이 아닌데 자사의 제품처럼 명시된 경우도 있다고 항변한다. 또 앞으로 제품 생산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한킴벌리의 한 관계자는 “제품 제조 과정 중 고속으로 공정이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 그 과정에서 탄화가 발생해 이물질처럼 보이는 제품이 간혹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해당 제품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와는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일부 제품은 당사의 제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는 사례가 접수되지 않아 조사를 하지 못했다”면서 “불량품이 나오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불량품을 걸러낼 수 있는 감지 시스템도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끝이 끝이 아냐
한편 유한킴벌리를 둘러싼 논란은 이물질 사례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런 탓에 유한킴벌리는 그동안 쌓아 왔던 ‘착한 기업’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른바 대리점주 포기각서, 생리대 폭리, 외국주주 고배당 논란 등이 곳곳에 산재해있다.
대리점주 포기각서 논란은 판매 목표를 이루지 못한 대리점을 상대로 유한킴벌리가 대리점 포기각서를 강제로 쓰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무혐의 처리를 내린 바 있지만,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리점주에게 강제로 쓰게 했다’는 취지의 본사 직원의 진술을 받고도 무혐의 처분을 내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또 지난해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한다는 ‘깔창 생리대’ 사례가 보도된 이후 유한킴벌리를 포함한 생리대 제조 업체들의 생리대 고가판매 정책이 여론의 역풍을 맞았는데, 이때 시작된 비난 여론들은 여전히 날을 세우고 있다.
더군다나 유한킴벌리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주주에게 배당한 총금액이 1조 원이 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배당금 중 70%가 넘는 금액이 헝가리 킴벌리로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점은 유한킴벌리를 ‘우리나라 대표기업’으로 알고 있던 이들에게 적잖은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다. 실제 유한킴벌리는 미국 킴벌리 본사가 관계사 헝가리 법인을 내세워 7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형태다.
결국 유한킴벌리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들을 둘러싼 논란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소비자들과 여론의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