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남자·여자대표팀 모두 국제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이루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여자대표팀이 절반 비즈니스석 논란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신임 회장의 취임식을 두고서는 호화 논란이 이어져 부실한 협회 행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배구 여자대표팀은 지난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7 월드그랑프리 2그룹 대륙 간 라운드 마지막 날 경기에서 폴란드를 세트스코어 3대0(25-23, 25-20, 25-22)으로 완파해 8승1패 승점 25을 기록하며 2그룹 선두로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파이널 라운드가 치러질 체코로 향하는 홍성진호의 비행기 좌석이 문제로 대두되며 협회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배구협회 측이 예산 문제를 들어 선수단 12명의 절반인 6명만 비즈니스석에 탑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

당초 협회는 오는 9월 태국에서 열릴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예선에 출전하는 대표팀에 비즈니스 항공권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랑프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대표팀의 피로를 덜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계획을 바꿔 예산을 앞당겨 집행했다.

문제는 모든 선수에게 비즈니스석을 제공할 예산이 부족했던 것.

하지만 남녀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며 또다시 된서리를 맞게 됐다. 남자 대표팀은 다음달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전이 열리는 이란으로 이동할 때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25일 IBK기업은행 측이 협회에 비즈니스석 구입 목적으로 3000만 원을 전달하면서 일단락됐다. 협회 측은 “열악한 협회 사정상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하지만 열악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호화 취임식을 거행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배구협회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베르사이유홀에서 오한남 신임 회장의 취임식을 열었다.

이날 취임식에는 배구계 원로들을 비롯해 전 남자 국가대표 이경수 등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특히 100여명의 참석자를 수용하고도 남는 취임식 규모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취임식 대관료 및 주류, 식사 등을 포함하면 약 1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협회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부실 지원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신임 회장 취임식에는 돈을 아끼지 않은 셈이 돼 배구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회장님이 취임식을 위해 바레인 출국 일정을 23일에서 30일로 옮겼다. 그 기간에 대관할 수 있는 호텔 중 리베라호텔이 가장 저렴했다”며 “행사 관련 전 비용을 합쳐 2000만 원대다. 라마다호텔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일정이 맞지 않았고 올림픽파크텔은 리베라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쌌다. 협회에서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배구협회는 과거 리우올림픽 당시 여자대표팀 부실 지원 등 논란에 수차례 휩싸인 바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한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협회가 과거 사옥 매입 등 과도한 지출로 가용 예산이 부족하다. 협회 조직 특성상 수익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대회 유치, 조직 내부 개편, 운영 및 행정 효율화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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