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직격탄, 스폰서 발길 끊겨…입장권 판매 국내 6.9%에 그쳐
-스케이팅장 냉동창고 제안에 화들짝…매년 141억 원 세금으로 충당할 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삼수 끝에 거머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지난 24일 기준 2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미지근한 열기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차원에서 흥행 열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남북 단일팀 등 여러 화제 거리를 만들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회 후 처리 방안마저 묘연해 자칫 최악의 적자 올림픽을 예고하고 있다. 풀어야 할 과제만 남겨진 평창올림픽을 살펴봤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G-200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행사를 마련하고 200일 앞둔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이날 홍보대사로 위촉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주요 국제행사”라며 “정부는 대회를 성공하게 할 의무가 있다. 지금까지는 조직위원회와 강원도에 맡겨 왔다. 이제는 남은 200일 동안 중앙 정부가 평창올림픽을 성공으로 인도하기 위한 힘을 동원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우리 민족이 치유되고 희망을 회복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목표액 미달성…
공기업 참여 난색


이처럼 중앙정부까지 발 벗고 나선 데는 평창올림픽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적자 행진이 예견되고 있는 데 따른다.

평창조직위는 지난해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순실 일가 이권 사업의 모태로 지적된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기업들이 거액을 지원하면서 정작 조직위는 대기업 상대 스폰서 활동에 제약을 받아 왔다.

대회 개막 200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위는 스폰서 목표액 9400억 원의 94.5% 수준인 8884억 원에 머물러 있다. 당장 500억 원 이상의 추가 후원금을 모집해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지난 3월 확정된 평창올림픽 제 4차 재정계획에 따르면 전체 운영예산은 수입 2조5000억 원, 지출 2조8000억 원으로 약 3000억 원 가량이 부족하다. 조직위는 부족분에 대해 스폰서 확충뿐만 아니라 기념주화와 입장권 판매로 메울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특히 평창올림픽 흥행 열기가 식어가면서 국민들의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입장권 예매는 당초 목표인 107만 장의 21% 수준인 22만900장 판매에 그쳤다. 이중 국내 판매분은 목표량(75만 장)의 6.9%인 5만2000장에 머물러 심각성을 키우고 있는 것.

조직위 관계자는 “예상보다도 더 표가 팔리지 않아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우려를 나타낼 정도다.

이런 가운데 그간 국제행사의 주요 후원업체를 맡아왔던 공기업들조차 선뜻 후원 결정을 내리지 못해 조직위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조직위는 지난해부터 규모가 큰 공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스폰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실적이 전무하다.

조직위 관계자는 “지난해 접촉한 공기업들이 대부분 ‘탄핵 정국 이후에 생각해보자’,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다시 검토해보자’라고 둘러대는 통에 제대로 유치활동을 할 수 없었다”며 여전히 공기업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직위는 현재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등 주요 공기업과 소폰서 계약을 협의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이 때문에 G-200 기념행사에서 문 대통령을 비롯해 스폰서 1호인 영원무역 관계자 등이 공개적으로 기업들의 스폰서 참여가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조기 달성
민간 투자 활발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국민적 관심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국민 973명 중 ‘평창올림픽을 직접 관람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은 8.9%에 불과했다. 또 ‘평창올림픽에 관심이 있다’는 대답도 40.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3년 앞으로 다가온 일본 도쿄올림픽의 경우 그 열기가 사회 곳곳으로 퍼지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실제 이들의 체감 온도는 매우 뜨겁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2015년 1월 후원계약을 시작한 지 석 달 만에 목표액인 약 1500억 엔(약 1조5074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3조5000억 원 이상을 확보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조 원을 넘었다.

특히 일본 정부는 2020년 관광객 4000만 명 시대를 목표로 관련 규제를 잇달아 풀고 있으며 도쿄 도심에서만 300여 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는 등 민간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제 남은 200일을 어찌 보내느냐에 따라 대회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평창살리기를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한 대학교수는 “현재 평창을 두고 흥행이 아니라 적자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심사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장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종목 일부를 서울에 분산 개최하면 열기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실제 아이스하키는 서울 및 원주 분산 개최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강릉 개최가 결정되면서 무산됐다.

물론 이 같은 분산 개최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남북 분산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의지만 있다면 못할 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 강릉 스피드 스케이트장
하얀 코끼리 위기…
정부 눈치만


또 대회 이후에 대한 활용방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월 한 물류단지 조성업체가 2018년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냉동 물류창고로 쓰고 싶다는 제안서를 강원도에 보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이 같은 사실은 일회성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사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올림픽 경기장의 현실을 극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사업비 1264억 원을 들여 지은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당초 경기 후 철거예정이었으나 지난해 4월 존치하기로 최종 결정나면서 ‘하얀 코끼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하얀 코끼리’란 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애물단지를 뜻하는 말이다.

최근 컨벤션 센터와 워커파크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마땅한 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 2월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올림픽 이후 정상 운영할 경우 연간 32억54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대 수익은 연간 10억 원선에 머물러 매년 20억 원 이상 적자가 쌓여 가는 구조다.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강릉하키센터도 마찬가지. 1064억 원의 건설비가 든 이곳도 지난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실업 아이스하키팀을 운영하고 있는 대명그룹에 사후관리를 요청해 대명이 강원도와 5년간 경기장을 운영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5년간 10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 부담과 최순실과 연관됐다는 부정적인 이미지 등으로 운영 대행을 포기한 상황이다.

강원도 측은 “지난 4월 대명 측이 협약 취소를 결정했다. 하지만 변동의 여지가 있어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올림픽이 끝나면 이 모든 게 시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강원도와 조직위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6개 경기장을 신설했지만 그 중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하키센터, 정선알파인스키 경기장 등 3곳에 대해 사후 활용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전략연구원 측은 올림픽 이후 연간 313억5100만 원의 운영 비용이 들 것으로 예측한 반면 사후관리 방안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연간 171억7800만 원에 불과해 매년 141억7300만 원의 운영비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릉 스피트 스케이트장
대회를 치른 이후 적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원도 역시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사후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3개의 경기장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책임져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해답을 찾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새 정부 출범시점에서 올림픽시설의 국가관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획재정부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강원도는 경기장을 지을 땐 가만히 있다가 사후 활용이 어려워지자 국가가 떠안아 달라고 말하고 있다. 막대한 빚을 지자체가 떠안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나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 중앙정부가 운영에 나서더라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재 12개 경기장의 평균 공정률은 97%로 가장 늦게 공사에 들어간 3만5000여 명 규모의 개폐회식장도 오는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 1일 국내에서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되고 2018년 2월 9일 개막식과 함께 열띤 메달사냥에 돌입한다.

<사진=뉴시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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