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호는 저 일꾼들아 /꾸박꾸박 졸지마랑 /요놀래들엉 잠을 깨소/불로 익은 요 내 몸이 /밤이 샌들 지칠손가 /부지런히 붙여야 한다/지난 6일 남군 안덕면 덕수리 제주조각공원 민속재현 공연장에서는 ‘불무 공예와 불무 노래’가 울려 퍼졌다. 불무란 쇠붙이를 녹여 농기구와 솥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250여 년 전부터 시작된 불무는 덕수리 마을의 주요한 생업수단이었다. 덕수리 주민들은 이런 불 문화에 숙달돼 화재가 나면 소방대원 못지 않게 진화작업에 나서 4·3 당시에는 많은 재산과 인명을 보호했다는 얘기까지 전해져 온다.

독점사업으로 제주 전 지역에 보급하면서 마을의 주 소득원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과학문명에 밀려나면서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덕수리 민속보존회(회장 윤창선 덕수리장)가 꾸준하게 재현, 제주도지정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됐다.1979년 전국 민속경연대회에 참가해 당시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재현행사는 탐라문화제 지역축제라는 의미도 보태졌다.열 두 번째를 맞는 덕수리 전통민속재현행사에는 불무공예와 노래 외에도 방앗돌 굴리는 노래(도 지정 무형문화제 제9호), 집줄놓기 노래도 올려졌다.<제민일보>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