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탄핵정국에 광화문광장에서 울려 퍼진 ‘걱정말아요, 그대’가 전국민 위로송으로 떠오르며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던 전인권(63)이 지난 1일 뉴시스를 통해 최근의 심경을 밝혔다.
 
전인권은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보낸 가수로 손꼽힌다.
 
그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동안은 제가 너무 힘들어서 울화증에 조울증까지 왔었다. 최근 일은 정말 힘들어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매년 6월 중순이면 마당에 있는 앵두나무를 가꾸는데, 이번에는 신경도 못 썼다”고 밝혔다.
 
전인권은 지난 4월 ‘걱정말아요, 그대’가 독일 밴드 ‘블랙 푀스’의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ine met)’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표절 시비에 휩싸인 데 이어 대선 정국 당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다른 후보를 지지한 일부로부터 ‘적폐가수’라는 포탄을 맞았다.
 
결국 이 같은 이유로 파문이 와 지난 5월 이틀 간 예정됐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콘서트는 하루 공연이 취소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전인권이 상처를 딛고 오는 8∼10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사랑’, 18∼20일 같은 장소에서 ‘평화’를 주제로 공연한다.
 
전인권은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사랑과 평화는 록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주제다.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두 가지에 자연스레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자연스럽게 주제가 됐다”고 말했다.
 
국민가수로 대우를 하다가 순식간에 배신자 취급하는 대중에 대해 그는 “대중은 물론 솔직히 기자들에게도 섭섭했다. 억울하기보다 상처가 이런 것이라는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전인권이 그러면서 강조한 건 인권이었다.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가 인신공격이 너무 심하다고 봤다.
 
그는 “우리 문화에 대해서 거울 보듯이 봤으면 좋겠다. 욕이 난무하는 것이 우리 자화상이다. 제가 안철수 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이후 정말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비하가 쏟아졌다”고 안타까워했다.

표절 시비에 대해서는 “난 표절을 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고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거듭 말했다. 그가 블랙 푀스를 만나기 위해 독일행을 예고했던 이유는 억울했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해 인간적으로 해결하고 싶었다”는 전인권의 말은 싸움보다 평화를 택하는 그다웠다.

이후 독일행을 보류한 이유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등 중요한 일정이 연이어 이어지는 동시에 독일에 가겠다는 것 자체에 대해 비난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블랙 푀스와 합동 공연 등 현지 지인들을 통해 음악적인 대화를 꾀하고 있다.
 
이제 ‘음악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전인권은 최근의 일들로 “‘작은 일에 연연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공연을 준비하면서 음악을 통해 위로를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