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란 형을 선고함에 있어서 일정한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그 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의 효력을 잃게 하는 제도이다(형법 65조).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는 것은 법률적 효과가 없어진다는 것일 뿐, 형을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까지 없어진다는 것은 아니므로 범죄경력 조회에는 나타나게 된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요건이 구비되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형법 62조 1항).

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 징역형만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벌금형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 하지만 2018년 1월7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형법에 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향후에는 500만 원 이하 벌금형도 집행유예가 가능해졌다. 필요적 병과형의 경우 징역형에 대해서만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벌금형은 그대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만약 벌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에는 설사 징역형에 대해 집행유예 선고받았다고 해도 벌금 때문에 노역장유치를 받게 된다. 노역장유치는 체납유치(滯納留置)라고도 부르는데, 벌금을 선고할 때에는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한다.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년 이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한다. 벌금의 선고를 받은 자가 그 일부를 납입한 때에는 벌금액과 유치기간의 일수(日數)에 비례하여 납입금액에 상당한 일수를 제한다.

한편 여기서 말하는 형은 실제로 선고되는 형을 의미하는 것이지 법정형이 3년 이하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일 필요는 없다. 그런데 법원에서 형을 선고함에 있어 법률상 감경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55조의 범위 안에서 감경할 수 있는데 예컨대 유기징역의 경우 법정형의 1/2로 감경할 수 있다(형법 55조 1항).

②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것 : 형법상 양형참작 사유로는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이 있다(형법 51조). 법원은 이러한 여러 가지 정상 참작사유를 종합하여 판단하는데 그중 가장 강력한 정상 참작 사유로는 위 범행 후의 정황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예인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이다. 그러므로 만약 유죄판결이 예상될 경우에는 피해자와 합의를 보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그것이 도저히 어려울 상황이라면 형사공탁, 범죄신고자 면담신청, 양형조사 등의 제도를 활용해 피해자에 대한 반성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

③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가 아닐 것(형법 62조 1항 단서) : 범행시점이 기준점이 되므로 기왕에 받는 재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해도 그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또 다른 범죄를 범했다면 두 번째 범죄에 대해서는 이론상 집행유예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무상 이런 경우에는 두 번째 범죄에 대해 빨리 재판을 진행하여 첫 번째 재판의 항소심에서 병합하여 한꺼번에 처벌받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두 번째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첫 번째 사건의 재판은 확정될 가능성이 크고, 그 후 두 번째 사건에 대해 집행유예를 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거의 어렵기 때문이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한
범죄의 경우


그럼 집행유예 기간 중 범한 범죄에 대해 다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할까?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라 함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된 자가 그 유예기간 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 하지만 재판 도중 집행유예가 실효된 경우에는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

“집행유예 기간 중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설사 그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도 다시 집행유예 선고를 못 받는 것 아닌가요?” 많은 의뢰인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다. 그러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예전에는 형법 제62조에서 집행유예 결격사유인 전과에 관해 ‘선고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는데 2005. 7.29. 형법이 개정되면서 현재는 ‘범행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두 번째 범행에 관한 재판이 종료되기 전에 그 전에 선고받은 집행유예 기간이 지날 경우에는 두 번째 범행에 대해 다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이다. 즉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가 이미 그 효력을 잃게 되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경우가 아니므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한 범죄라고 할지라도 집행유예가 실효 취소됨이 없이 그 유예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이에 대해 다시 집행유예의 선고가 가능하다.

그래서 통상 집행유예 기간 중인 경우 변호사들은 최대한 재판을 끌어서 유예기간을 도과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구속사건의 경우 구속기간 때문에 재판을 끄는데도 한계가 있고, 불구속 사건이라도 특별한 사유 없이 재판을 지연시킬 경우에는 오히려 괘씸죄가 추가되어 법정구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유예기간 중에 다시 범죄를 범한 경우


선고유예를 받은 전과는 비록 그 판결 이유에서 유예된 형이 금고 이상의 형이라 하더라도 이를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라고 볼 수 없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는 집행유예의 결격사유로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명문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고, 선고유예 판결은 선고유예의 실효에 따라 형이 선고되기 전에는 여전히 형의 선고는 유예된 상태이므로 위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어 선고유예 기간 중에도 집행유예의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대구지방법원 2006. 4. 28. 선고 2006고합119 판결).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現)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現)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現)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강민구 변호사  mkkpr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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