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현대 사회의 대표적 소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가운데 국회 ‘법안 발의’ 과정에서도 SNS가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법안 자료를 들고 일일이 의원실을 돌거나 의원별 사서함에 ‘살포’하는 방식으로 발의 동참 요청을 했다면, 최근에는 의원들끼리 SNS로 직접 소통해 참여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SNS 특성상 편리하고 처리 과정이 빠른 점이 이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난감한 상황도 연출된다고 한다. 일요서울은 국회에 불고 있는 ‘SNS 법안 발의’ 모습을 살펴봤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 이용 활발…민주당 적극 활용
“아주 잘 만들었다” 만족… 때론 돌발 상황 발생하기도


법안 발의 요건인 최소 10명 이상의 서명을 받기 위해 과거에는 ‘오프라인’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발품을 팔며 의원실을 찾아가 검토 요청을 하거나 법안 내용을 출력해 공문 등과 함께 의원회관 1층에 있는 의원별 사서함에 배포 또는 통상적으로 팩스를 활용하는 식이었다. 중요 법안일 경우 편지 형식의 글과 보충 자료를 갖춰 ‘친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SNS가 대중화하면서 의원들은 법안 발의할 때도 SNS를 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신이 발의하고자 하는 법안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카카오톡 등의 단체 대화방에 올리면 참여 의사가 있는 의원들이 ‘동참합니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후 10명 이상의 의원 서명이 모이면 법안을 발의한다.

민주당, 대형 단체방 2개 개설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


이 같은 단체 대화방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2가지 종류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일반 업무 내용을 공유하는 ‘공지사항 방’이고, 다른 하나는 법안의 공동발의를 요청하는 ‘참여요청 방’이다.

기존에는 방이 하나였으나 현안 내용과 법안 관련 내용이 뒤섞여 혼란스럽고 불편해 ‘분리’했다고 한다. 공지사항 방에는 민주당 의원 119명이, 법안발의 방에는 118명이 소속돼 있다.

법안 발의 단체 대화방을 적극 활용한다고 알려진 신창현 의원(64·경기 의왕시과천시)은 “예전에는 방마다 돌아다녀야 했는데 지금은 ‘동참합니다’ 답변을 받고 그분 방만 찾아가면 되니까 편리하다”며 “평균 이틀 정도면 법안 발의 요건이 충족된다. (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SNS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소속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는 개인메세지으로도 보낸다면서 “저로서는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누가 이 방을 만들었는지 아주 잘 만드셨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과거 오프라인 방식과 현재의 온라인 방식을 적절히 활용하는 의원도 있다. 박주민 의원(44·서울 은평구갑)은 “소속은 돼 있지만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다”라며 “기존 방식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어 시급성을 요하는 법안일 때는 단체 대화방에서 설명하고 동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시간 절약 이점…종종 부작용도
다른 당의 활용 빈도는?


바른정당도 법안 발의를 위한 카카오톡 대화방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의원들 수가 20명으로 적다 보니 별도의 법안 발의 대화방을 운영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지역원외위원장과 의원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방을 개설해 정책 논의를 위한 ‘정책 제안방’을 운영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과 김세연 의원, 오신환 의원 등 젊은 축에 드는 의원들이 잘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배가 있는 다선 의원의 경우 메시지 확인을 잘 안 해 피드백이 늦는 상황도 자주 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법안 발의 관련해 SNS 활용보다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지도부인 한 의원은 “다른 의원 중 누가 잘 활용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저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도 “업무 일정이나 행사 등의 정보 공유를 위한 단체방은 운영하지만 법안 발의용 단체방은 운영하지 않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미국판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바이버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당처럼 법안 발의만 위한 방은 따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소속 한 비례 의원은 “기존 방식을 활용하거나 의원총회 등에서 의원들을 만나 법안 의견을 나누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을 발의할 때 단체 대화방을 활용하는 것은 편리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이점이 있다. 신창현 의원실 관계자는 “아무래도 편하고 시간이 절약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때론 난감한 상황도 발생한다. 의원들 간에는 얘기가 됐는데 A보좌진이 전달을 못 받을 경우 B보좌진이 동참 서명을 받으러 가서 ‘허탕’을 친다는 것이다.

또 의원끼리는 소통이 됐는데 이른바 ‘왕 보좌관’이 기존 관행을 선호해 자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경력이 오래돼 법안 검토 (권한)을 쥐고 있는 ‘실세 보좌관’은 자기들 건너뛰고 의원을 통해서 바로 컨펌을 받으면 싫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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