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스카이라운지(sky lounge)란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필자는 어릴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전망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식사했던 일이 기억난다.

뷔페였던 듯하다. 사실 스카이라운지는 고층 빌딩의 맨 위층에 자리한 휴게실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전망쉼터’, ‘하늘쉼터’등으로 표현하면 맞다.

요즘에는 이런 진짜(?) 용도로 활용하는 곳이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스카이라운지에 대부분 식당이나 술집이 자리했다. 야경이 멋있어서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낮보다는 밤에 많이 방문했는데 지금은 좀 시들한 것 같다.

이미 일반 아파트도 30층 가까운 곳이 많으니 굳이 비싼 돈을 내면서까지 빌딩 꼭대기 층에 가서 밥을 먹을 이유가 없어서일 것이다.

상가 건물은 대개 높게 짓지 않는다. 상업이라는 특성상 고객들을 만나고 접촉을 자주 해야 하는데 높은 곳에 있으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객들도 높은 층의 점포는 방문하기가 번거롭고 불편해 가능하면 저층이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그래서 상가는 1층이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다. 아파트 같은 주거 상품과는 정반대다.

아파트는 고층의 가격이 가장 높고 저층은 입주할 때까지도 잘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 보유분이라는 명분으로 나오는 미분양 물량 대부분이 저층이다.

아주 높은 빌딩의 꼭대기 층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일반적으로 상가는 저층이 가치 있다. 필자가 부동산 현장에서 일할 때는 근린상가의 경우 1층이 다 분양되면 손익분기점(break even point)을 넘어선다는 말이 있었다. 상가라는 부동산 상품 자체가 이문(利文)이 높다는 측면도 있지만, 1층이 그만큼 가격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상가 분양사무소에 들러 1층이 남아 있는지 물어보라. 만약 남아 있다면 그 상가는 별 볼일 없는 상가다. 분양을 시작한 지 꽤 됐음에도 1층이 다 분양되지 않았다면 경쟁력 없는 상가가 틀림없다. 물론 코너 자리와 같이 아주 비싼 상가들이 남아 있을 수는 있다. 투자금이 너무 커서 망설이는 것이다.

상가의 핵심은 고객을 만나는 것

필자는 1층만 상가이고, 나머지 층은 사무실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1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사무실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1층에도 있는 업종의 점포를 뭐하러 2, 3층까지 찾아가겠는가. 이 때문에 1층과 2층의 가격 차이가 3배인 경우도 흔하다.

이는 “제품 형태별 차별가격 정책” 중 하나로, 지상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로 가격을 결정하는 정책이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 상품은 지면에서 멀어질수록, 상가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은 지면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부동산별로 이용하는 목적이나 행태가 다르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이다. 하나는 사람을 많이 들여야 하는 상품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 되도록 방문하지 않아야 하는 상품이다. 번잡스러움을 즐기는 상품과 사생활 보장이 필요한 상품의 차이다.

그럼 1층과 2층의 가격 차이가 어느 정도 벌어지는 것이 적당한가. 필자는 입점 후 영업 상황 등을 고려하면 1층과 2층은 3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본다. 만약 1층이 1억이라면 2층은 3000만 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분양하는 상가를 방문해보면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대략 50~60% 정도인 듯싶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국 상가 1층 평균 분양가 대비 2층의 평균 분양가는 46% 수준이었다. 거의 8000개에 가까운 샘플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1층의 3.3㎡당 분양가는 2449만 원이었고, 2층의 분양가는 1125만 원이었다고 한다.

최근의 분양가를 보면 1, 2층의 차이가 더 줄어들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2016년 6월 현재 서울 지역 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1층이 2812만 원이고 2층은 2500만 원이다. 거의 차이가 없다. 지상 1층과 지상 2층은 분양하는 단위면적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1층은 2층에 비해 분양하는 면적이 좁다. 1층을 좁게 구획하는 것은 2층과 동일하게 구획하면 분양가가 높아져서이기도 하지만, 입점하는 업종이 다르기 때문에 크게 구획할 필요가 없어서다. 1층 매장은 가시성과 접근성이 큰 영향을 받는 업종, 고객이 방문하여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업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굳이 넓은 면적을 두고 영업할 필요가 없다. 이에 반해 2층 이상의 매장은 입점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업종, 고객회전율이 낮은 업종이 주로 입점한다.

전국 평균 면적을 보더라도 1층 매장에 비해 2층 매장이 16.86㎡ 더 넓다. 2층 매장이 더 크기 때문에 3.3㎡당 분양가에 비해 1점포당 분양가는 2층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연구에 따르면 3.3㎡당 분양가는 2층이 1층의 46% 수준이었으나, 1점포당 분양가는 58% 수준이었다.

2층 이상 매장은 지상층에 비해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물론 임대료가 1층 매장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경제성은 높을 수 있으나 이 역시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수익분석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상가는 층별 전용률이 다르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상가는 층별로 전용률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지상 2층에 비해 지상 1층의 전용률이 높은 경우도 있고, 낮은 경우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연구에 따르면 근린상가는 2층에 비해 1층이 조금 낮고, 단지 내 상가는 높았다. 이처럼 층별 전용률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상가 빌딩 중에 사업자가 직접 사용하는 면적과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면적을 구분한 상가가 간혹 있다. 이런 상가는 전용률 등을 더욱 유심히 살펴야 한다. 분양하지 않는 상가의 전용률이 월등히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분양하는 상가는 전용률이 낮은 동시에 관리비 부담은 높아진다. 쉽게 말해 사업자는 엘리베이터를 공짜로 타지만, 분양받은 상가 주인들은 엘리베이터를 더 비싼 비용에 이용하는 셈이다.

층별로 분양가가 낮아지는데도 미분양 물량은 층이 높아질수록 증가한다. 실제 가치를 고려할 때 분양가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의정부 지역의 5개 상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층별 1.2개의 미분양점포가 있었는데, 1층은 0개이고 4층이 2.7개로 가장 많았다. 이 자료는 점포 수를 기준으로 조사한 것으로, 점포 면적으로 따지면 상당히 큰 면적이 미분양됐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점포당 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접근성 측면에서 1층보다 떨어진다는 점과 입점 가능한 업종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고층 역시 미분양이 없었는데 이는 입점 가능성이 1층을 제외한 다른 층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카이라운지나 대형 피트니스센터 등 확실한 업종이 입점할 수 있어서다. 상가의 층별 특성을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한 측면이 있지만 2층 이상의 매장에는 사무실과 유사한 업종이 입점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 병원 등과 같이 전문 서비스업 위주의 업종이 많이 입점하는데 사실 이러한 업종은 사무실에 가깝다. 2층 이상은 구획해서 분양하는 면적도 넓고, 분양가도 실제 영업 상황보다는 비싸며, 심한 경우 전용률 또한 떨어질 수 있다.

분양이 1층에 비해 어려운 것처럼 분양 받은 이후 공실이 생길 여지도 있다. 2층 이상의 매장이 가지는 한계를 인식하고, 상가를 선택할 때 층을 다시 한 번 따져보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필자라면 상가의 높은 층을 투자 목적으로는 분양받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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