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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강원도의 꿈이자 희망으로 불리고 있는 춘천 레고랜드 사업이 6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강원도가 2011년 춘천을 레고 왕국이자 어린이 천국으로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레고랜드 사업이 줄이어 터진 각종 비리 등으로 착공조차 못하면서 하루 대출이자만 1000만 원이 지출되고 있다.

결국 국민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도는 최문순 지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레고랜드 추진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어 혈세 낭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공직자 뇌물 문제 1년 4개월 만에 종결…알맹이 없는 수사
도지사 직접 나서 사태 해결 촉구…뚜렷한 대안 없어 ‘난제’

강원도 춘천에서 추진되고 있는 레고랜드 사업은 2011년 투자 유치 발표 당시 2015년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레고랜드는 6년이 지난 2017년 현재도 본격적인 공사 진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시행사 전 대표의 횡령 등의 혐의 수사, 시공사 교체, 공사비 지급 문제 등 끝없는 계획 변경이 사업 진행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공직자 뇌물 문제는 1년 4개월 만에 재판이 종결됐다.
변론만 18차례 이어진 1심 재판에서 핵심 피고인이었던 이욱재 전 춘천 부시장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뇌물을 줬다고 주장한 시행사 전 대표 민모씨는 법정 구속됐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다우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뇌물 수수, 지방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춘천 부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부시장은 현금 1000만 원이 든 명품 가방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비롯해 정치자금법 등 4가지 공소사실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레고랜드 사업 시행사인 엘엘개발 전 개발총괄대표 민모(61)씨는 이 전 부시장에게 뇌물공여 의사를 표시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명품 가방은 몰수하고 현금 1022만 원을 추징했다.

또 민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민 씨로부터 2014년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5000만 원과 2000만 원 등 7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문순 도지사의 특보를 지낸 권모(58)씨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7000만원을 추징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시장의 공소사실은 모두 증명력이 부족하거나 증거가 없고, 민 씨의 진술도 믿기 어렵다”며 “맞춤 양복 2벌과 양주 2병, 현금 1000만 원이 든 명품 가방 등 뇌물 수수 혐의를 입증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씨는 비록 수사기관에 자수했으나 이는 이 전 부시장을 음해할 목적으로 보이고, 적극적으로 뇌물공여 의사를 표시한 점으로 볼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이 전 부시장에게 징역 5년, 민 씨에게는 벌금형을 구형한 것과는 어긋난 판결이 나온 셈인데, 알맹이 없는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판은 마무리됐지만, 이제라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주먹구구 사업구조가 문제

5000억 원 규모의 레고랜드 사업 구조 자체가 워낙 주먹구구다.
테마파크 인근 땅을 팔아 공사비를 지급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레고랜드 운영업체인 영국 멀린사의 직접 투자도 물거품이 됐다.

게다가 사업이 착공조차 못하면서 하루 대출이자만 1000만 원이 지출되고 있다.
지난 13일 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업이 착공조차 못하고 있지만 도가 레고랜드 사업 착공을 위해 2050억 원을 지급보증한 이후 지난 7월 말 기준, 1020억 원의 차입금(PF)을 이미 끌어다 썼다.

당초 계획했던 출자금이 제대로 납입되지 않으면서 차입금에 기대어 사업을 진행, 이자 등 금융비용으로만 214억 원 이상 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하루 이자만 1200여만 원씩 연간 40억 원 이상이 지출되고 있다.

시공행사인 엘엘개발은 그동안 토지매입 336억 원을 비롯해 기반시설 등 직접 공사비 55억 원,설계감리비를 포함한 간접 공사비 206억 원, 문화재 발굴과 복토작업비 등에 165억 원을 지급했다.
엘엘개발은 당초 600억 원의 자본금 출자를 계획했지만 300억 원 이상은 납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레고랜드 테마파크 운영업체인 영국 멀린사는 직접투자를 포기함에 따라 공사진행을 위해서는 자금의 추가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도의회를 중심으로 논란도 격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도는 휴일인 13일 오후 최문순 지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레고랜드 추진 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해결방안 모색에는 실패했다.

안상훈(춘천) 도의원은 “엘엘개발의 수입과 지출 구조를 분석해 보면 적자가 눈에 뻔히 보이는데 대책은 없다”며 “토지매각이 100%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도청 안팎에서는 멀린사의 직접 투자가 무산된 것과 관련, 엘엘개발의 인적 구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의 사업 철회 발언까지 나오면서 강원도 최대 관광 개발 사업, 레고랜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사업 철회 발언 ‘이목’ 집중

한편 레고랜드는 춘천시 삼천동 의암호 내 중도 일원 106만8264㎡ 부지에 외자 유치 1100억 원 등 총 5011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테마파크를 비롯해 레고 호텔과 워터파크, 상가 등 대규모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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