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불안’ 넘어 ‘불신’으로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살충제 달걀’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연일 주요 포털사이트에 ‘살충제 달걀 번호’ ‘살충제 달걀번호’ ‘살충제 달걀’ 등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살충제 달걀은 유럽에서 발견된 후 홍콩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친환경 인증 달걀’ 즉,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는 농장들이 무더기로 연루돼 소비자들은 달걀에 대해 ‘불안’을 넘어 ‘불신’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산란계 농장 달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되자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일제히 달걀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수조사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총 1239곳 산란계 농장을 전수검사한 결과 1190개 농장이 적합, 49개 농장이 부적합으로 최종 판정됐다고 밝혔다. 검출 성분별로는 비펜트린·피프로닐·플루페녹수론·에톡사졸·피리다벤이다.
 
피프로닐은 곤충·해충을 죽이거나 가축의 털에 있는 진드기를 죽이는 데 쓰이는 살충제로, 살충 효과가 뛰어나 제2급 중증도 위험성 살충제로 지정된 바 있다. 인간의 몸에 흡수되면 갑상선·간 손상 등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프로닐은 식용 가축에 쓰일 수 없도록 금지된 상태다. 비펜트린은 기준치 0.01ppm 이하로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에서는 비펜트린 사용량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지난 16일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달걀을 판매 재개했지만 소비자의 불신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당국은 계란의 껍질에 특정 지역과 농가의 번호 코드가 찍혀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확인해 살충제 계란을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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