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미모의 여성이 월경 장애를 호소하며 내원했다. 10대 때는 한 달에 한 번으로 정확하게 하던 월경이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부터 월경주기가 40일~50일, 심하면 2달까지 들쑥날쑥해진 것이다. 본인 생각엔 남들보다 더 스트레스도 많고 수면도 불규칙하니깐 ‘예민해져서 그런가 보다' 하고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왔던 것이다. 그러던 중 최근 3개월 째 월경이 나오지 않고 간헐적으로 출혈이 보여 겁이 나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을 받았는데, 검사 결과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은 일반인에게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현대 여성들에게 아주 높은 속도로 발생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질환이다. 생식 연령에서 불임, 월경이상, 자궁출혈, 남성화를 초래하고 합병증으로 자궁내막암,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까지 초래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 질병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난소 안에 난포 다수가 커져 있어 ‘낭종' 상태로 있게 되는 것이다. 정상의 상태라면 난소 안의 난포는 성숙되어 터지는 배란의 과정을 거쳐 난자로 배출되어야 한다. 즉, 배란기가 와야 한다. 만약 이 배란기에 난자와 정자가 수정이 되어 착상하면 임신이 되는 것이고, 수정이 되지 못하면 황체기를 거쳐 월경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난포들이 ‘고장난 불량난포' 라면 난포가 터지지 않은 상태로 난소 안에 남아있게 된다. 즉, 배란이 없게 되고 난자도 나오지 않게 되니 임신, 월경 또한 불가능하다. 또한 난포호르몬으로 인해 증식된 자궁내막이 월경을 거쳐 정상화되어야 하는데 자궁내막이 계속 두터운 상태로만 유지되다 보니 자궁내막이 터져서 자궁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젊은 여성들이 “월경을 안 해요(무월경)" “임신이 잘 안되어요(난임)" “생리기간도 아닌데 자꾸만 피가 나와요(부정출혈)" 을 주소로 내원하였다가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PCOS로 진단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생식내분비학회 연합의 일반적인 PCOS 진단 기준으로는 만성적인 무배란(무월경) 상태, 초음파상 난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10여 개의 작은 난포가 염주모양을 하고 있는 양상, 혈액검사 결과 혈중 안드로겐 수치 상승확인을 통해 정확히 진단 받게 된다. 또한 진단기준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남성화징후(다모증, 여드름, 저음성, 음핵비대), 비만(특히 상부보다는 하부) 등도 대표적인 PCOS의 증상이므로 참고할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의 원인은 주로 하복부의 혈액순환 장애, 과도한 스트레스, 장기간의 피임약이나 기구를 통한 인위적인 호르몬 조절, 좋지 않은 식습관 , 비만 등과 같이 복합적인 요인들이 난소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에 기인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의 양방치료는 배란에 초점을 맞춘다. 임신을 원하지 않는 일반 여성의 경우 황체호르몬이 투여된 경구용호르몬약을 복용하여 인위적으로 배란이 된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놓고 월경을 시키는데 제반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일정기간 유지시켜주게 된다. 만약 여성이 임신을 원한다면 여기에 배란유도제(Ex. 클로미펜, 페마라 등)를 투여하여 인위적으로 배란을 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양방의 치료는 단기간에 굉장히 효율적으로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란에 집중된 양방치료의 경우에도 불구하고 난소 자체의 기능은 정상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번 약에 의존했기 때문에 약을 끊었을 때 자연배란, 호르몬 정상화, 월경주기 회복, 자궁내막의 정상화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약을 써서 배란을 시켜도 난소자체의 컨디션이 나쁘니 난자의 질 또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PCOS로 불임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배란유도제를 투여하여 수정을 해도 착상이 되지 않다던가, 계류유산을 경험한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에 양방의 치료에 한계를 느낀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의 한방치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PCOS의 한방치료는 체질 개선을 통해 난소자체기능을 회복시켜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체질 개선을 통해 난소기능이 정상이 된다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배란, 호르몬 정상화, 월경주기 회복, 자궁내막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난소를 포함한 생식기관은 오장육부에서 腎(콩팥 신)의 영역에 속한다. 난소기능이 약해진 환자들은 腎이 허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腎이 약한 소양인 체질이 이 병에 가장 많이 걸리게 된다. 또한 하복부에 냉적이 있거나 또는 하초가 허냉하여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경우에 난소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다낭성난소증후군의 환자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보신(補腎)하며 경락을 따뜻하게 하고 부초(下焦)의 혈액의 순환을 좋게 하여 체질을 개선하는 약을 써야 한다. 만약 여기에 하복부 압통증상이 있다면 어혈을 의심하여 거어혈초(去瘀血濟)를 함께 처방할 수도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PCOS와 비만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비만한 PCOS 환자의 경우 체중의 5~7%만 감량만으로도 배란 및 월경의 정상화가 이루어진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그렇기에 비만한 PCOS 환자들의 경우 체질개선치료와 더불어 반드시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통해 체중 감량을 병행해야 한다.
<파주시보건소 한의과 대표>

정리=김정아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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