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2일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노무현 돌풍'이 일었던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를 회상하며 대선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당시 '노무현 부상현상'에 대해 "노 고문은 운명의 민주당 광주경선에서 이인제 등 다른 후보를 꺾고 1위를 함으로써 돌풍을 일으켰고, 그의 지지율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며 "뒤늦게 정치권에 들어온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어 "내가 보기에 그는 정치에 들어온 지 꽤 오래됐었는데도 그 연륜에 알맞은 기반을 잡지 못했다"며 "변방으로 돌며 전두환 전 대통령 청문회에서 보듯이 뛰어난 언변과 돌출적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치를 해 온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람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이나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 때 민감하게 이에 편승해 부상하는데 능하다"며 "당시 나는 '노무현 부상현상'은 조만간 깨질 바람이라고 봤다"고 회상했다.

 이 전 총재는 2002년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우리가 인터넷 매체의 활용에서 뒤진 것도 주요한 패인이었다. 

2002년 대선 당시는 이미 인터넷 매체를 통해 후보와 그 정책을 홍보하고 지지세를 규합해 적극적인 선거참여를 촉구하는 등 인터넷의 활용이 확산되는 시점이었다"며 "특히 20대, 30대의 세대에서는 결정적인 결집 효과를 발휘했는데 우리는 여기에 늦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결국 2002년 대선의 승패를 가른 것은 이런 이미지와 연출의 대결이었지 정책이나 시대정신은 핵심적인 요인이 아니었다"며 "이미지와 연출의 대결에서 나는 완패했고, 이것은 나의 능력부족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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