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강연이 끝난 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좋은 원두는 어떻게 고르느냐이다.
 
요즘은 다양한 커피머신과 도구들이 보급되면서 각 가정에서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또 바리스타 교육이 확산되면서 선호하는 메뉴와 카페브랜드, 그리고 원두에 대한 기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좋은 원두를 고르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를 해보면, 우선 생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생두는 크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나뉘는데, 아라비카는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로 고산지대에서 자라며 향이 매우 좋고 단맛, 신맛, 감칠맛이 있어 고급커피를 만들 때 주로 사용이 되나 열에 약하고 기후, 토양에 민감하며 병충해에 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수확하기 꽤 까다로운 아라비카는 그래서 가격도 비싼 편이다.
 
이에 반해 로부스타는 비교적 강한 품종으로 병충해, 기후 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저지대에서 자라 아프리카 및 아시아 열대 지역 등 넓은 지역에서 재배가 된다.
쓴맛이 강하고 수확하기가 비교적 수월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인스턴트 커피에 많이 사용이 된다. 이런 이유로 아라비카 100% 원두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로부스터가 맛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적절한 비율로 블렌딩하면 서로 맛이 보완 되어 훨씬 깊고 고급스러운 맛을 내기도 한다. 그래서 세계 유명 커피브랜드들은 블랜딩 된 원두를 자사의 대표 커피로 내세우고 있으며 조화를 이루는 블랜딩 비율을 극비에 붙이고 고도의 테크닉으로 간주하곤 한다. 그만큼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보통 블랜딩 된 커피의 겉 포장에는 생두의 품종보다는 원산지로 표시된 경우가 많은데 이때 원산지 비율의 합이 100%로 표기되어있는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브라질, 콜롬비아 등 커피생산에 비교적 안정적인 나라의 원두 비율이 높고 너무 많은 종류가 섞인 것은 좋지 않으며 수확한지 오래 되지 않은 신선한 원두를 골라야한다.
 
또 커피 맛과 향에 영향을 끼지는 것이 바로 로스팅이다. 로스팅은 생두에 열을 가해 커피특유의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볶는 시간에 따라 로스팅 정도가 나눠지는데 부드럽고 단맛과 산미감이 높은 맛을 선호한다면 중배전(하이로스팅 High Roasting 혹은 시티 로스팅 City Roasting )으로, 다크한 쓴맛과 초콜렛과 구수한 향을 선호한다면 강배전(풀시티 로스팅 Full City Roasting 혹은프렌치 로스팅 French Roasting)으로 로스팅한 원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커피를 추출방법에 따라 로스팅 정도를 다르게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할 때 드립방식으로 추출하는 것 보다는 좀 더 강하게 로스팅 한 원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본인의 미각취향과 추출방법 등을 고려하여 딱 맞는 원두를 찾는 과정은 한 번에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또 커피는 기호식품이기에 어떤 특정한 맛을 내는 것이 좋은 원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여러 원두를 접해보아야 본인에게 맞는 좋은 원두를 만날 수 있다. 작은 잔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커피. 오늘도 커피 한 잔으로 행복한 여유도 갖고 개인의 취향도 찾아보길 권해본다.

이성무 동국대 전산원 교수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