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 중인 문정왕후 상존호금보 <문화재제자리찾기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반환받은 문화재 ‘문정왕후 상존호금보(이하 문정왕후 어보)’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덕종어보 ‘모조품’ 논란에 이어 문정왕후 어보마저 재제작품 진위여부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현재 고궁박물관은 ‘다시 찾은 조선왕실의 어보’ 특별전을 개최해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어보를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고궁박물관은 문정왕후 어보에 대해 1547년 제작된 원품이 아닌 1554년 재제작 됐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
 
문화재청은 “(문정왕후 어보가) 1553년 경복궁 화재로 소실되어 이듬해인 1554년 다시 만들었다는 기록이 ‘명종실록’에 보인다. 환수된 어보는 이때 다시 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라며 전시 설명에 기재했다.

문화재청은 조선왕조실록 (명종실록 16권, 명종 9년 6월 7일) 기록, '성렬 인명 대왕 대비(聖烈仁明大王大妃)와 공의 왕대비(恭懿王大妃)의 보(寶)·옥책(玉冊)·교명(敎命)·인(印)을 완성해 바쳤다. 전년 가을에 경복궁의 화재 때 보·옥책·교명·인이 모두 타버려 다시 만들 것을 명했는데, 이때 완성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재제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정왕후 어보 반환운동을 진행했던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고궁박물관의 입장에 대해 반발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 혜문 대표는 명종실록 기록을 살펴본 결과 “문정왕후 어보는 현재 3종류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번에 돌아온 어보는 도장 바닥에 ‘성열대왕대비지보’라고 새겨진 어보이다”면서 “그런데 실록의 기록에는 ‘성열인명대왕대비’의 어보를 화재로 인해 다시 만들었다는 기록은 보이지만, 환수된 어보(성열대왕대비지보)를 다시 제작했다는 내용은 기록되지 않았다. 실록의 내용을 근거로 환수된 어보를 재제작품으로 추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화재청은 환수된 어보에 대해 1547년 제작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환수 이후 특별전을 열면서 갑자기 1547년 원품이 아닌 1554년 재제작품이라고 발표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귀환한 문정왕후 어보에 대해 정확한 확인 없이 재제작품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재제작품으로 판별한 정확한 문헌 근거가 없다면 유물 설명을 당장 교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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