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잇몸에서는 잇몸이 치아의 뿌리와 치조골(이틀뼈)을 보호하며, 치조골은 치아의 뿌리를 감싸고 지탱한다. 잇몸조직은 잇몸, 치조골, 치아의 뿌리를 덮고 있는 백악질 그리고 치아의 뿌리와 치조골을 연결하는 치주인대로 구성되어 있다.
잇몸의 염증은 치태에 의한 원인과 치태와 무관한 원인으로 나뉜다. 구강 내에는 약 300여 종의 세균이 있으며, 이 세균들이 음식 섭취 후 타액, 음식과 섞여서 치아에 달라붙으며, 끈끈한 무색의 얇은 막을 형성한다. 이 막을 치태(플라그)라 호칭한다.
치태를 양치질에 의해 제대로 닦아내지 못하면 그대로 굳어져서 돌처럼 딱딱해진 것을 치석이라고 하며, 이러한 치석의 표면에 구강 내의 세균들이 부착하여 번식함으로 잇몸에 염증이 일어난다. 이처럼 치태에 의한 잇몸질환은 위와 같은 세균 감염 뿐만 아니라 사춘기, 생리주기, 임신, 당뇨병과 같은 내분비계나 백혈병과 같은 혈액질환에 의한 원인과 항고혈압제, 항경련제, 면역억제제 등에 의한 잇몸의 과다 비대, 경구피임약에 따른 잇몸 염증 등의 약물에 의한 원인이 있으며 비타민C 등의 영양결핍에 의한 원인이 있다.
치태와 상관없는 잇몸병소로는 특이한 박테리아에 의한 것이 있고 유전이나 호르몬, 임신, 흡연, 스트레스, 비염 등에 의한 구호흡 등이 잇몸병을 유발하거나 그 증상을 심하게 하는 요인이다.
칫솔질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 간질간질하고 답답하다, 치아가 흔들리고 단단한 음식을 씹기가 힘들다, 치아가 들솟는다, 입에서 냄새가 난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낀 것 같다, 차가운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에 이가 시리다, 잇몸이 붓고 고름이 난다, 치아와 치아 사이가 벌어지거나 치아가 뻐드러진다, 치아가 쑤욱 빠진다 등이 현대 성인병 중 하나인 잇몸 질환의 증상이다.
잇몸질환은 치아를 지지하는 치아 주위의 구조, 즉 치조골이나 치주인대, 잇몸 부위의 염증 등으로 인하여 치아의 지지가 약해지는 병이다. 이러한 염증이 잇몸, 연조직에만 국한되어 있으면,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원상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단 치주 질환이 발생하여 치조골이 파괴되어 손실되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 상실된 뼈 조직은 재생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잇몸 질환의 치료는 정상으로의 회복보다는 질환의 진행을 정지시키고 그 상태에서 최적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치주 질환의 치료는 잇몸 질환의 원인인 세균 덩어리, 치태(프라그)를 제거하는 것이다. 치태가 석회화되어 만들어지는 치석은 그 자체가 잇몸병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치석은 치태의 축적을 돕는 기여 인자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단순한 잇몸 염증은 치석 제거(스케일링)만으로 치료가 된다. 스케일링이란 치아 표면, 치아와 치아 사이에 부착된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 초기의 잇몸 질환은 스케일링만으로 완전 회복이 가능하다.
중증의 잇몸 염증과 초기 치주염은 잇몸 속의 치아 뿌리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치태, 치석과 세균으로부터 생긴 내독소(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의 주된 구성 요소)와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치아 뿌리의 표면을 매끄럽게 해주는 치주소파술로 치료한다. 치아 뿌리의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은 향후 유지 관리 시에 치태 조절이 쉽도록 해준다. 치주소파술은 잇몸에 마취를 하고 깊은 스케일링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심화된 잇몸 질환은 해당 부위의 잇몸을 절개한 후, 깊숙한 곳의 치석과 염증 조직을 치과의사의 눈으로 확인하면서 제거하는 잇몸 수술이 필요하다. 치조골의 파괴가 심하거나 치근의 해부학적 형태에 의해 완벽한 염증 원인의 제거가 어려울 때 이루어지는 치료법이다. 이러한 잇몸 수술은 치조골 이식과 잇몸조직의 재생을 위한 치료도 병행할 수도 있다.
특정한 상황에서는 항생제를 병행하여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그 외에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골 흡수를 억제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세균의 내성 위험 없이 콜라겐 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저용량 테트라사이클린 제제 등의 약물을 병행하기도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잇몸병 치료제들은 잇몸 치료의 효과를 빨리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언급했듯이, 잇몸질환 중 치주병은 당뇨, 심혈관계 질환, 폐질환, 췌장암 등의 유발 및 악화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치주병이 있는 임산부는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확률이 2.66배나 높다. 따라서, 치주병의 증상이 느껴지기 이전에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김재호 치과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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