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로 성공하겠는 야심찬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김현수, 박병호, 황재균이 고생하고 있다. 김현수는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어 들쭉날쭉한 출전으로 좀처럼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도 빠져 마이너리그에서 재기의 발판을 노리고 있지만 상황이 그리 여의치 않아 보인다. 황재균 역시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에게 닥쳐올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김현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되어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그에게 관심보일 구단이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 박병호는 향후 2년간 미네소타 구단 소속이어서 구단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딱한 처지다. 구단이 박병호를 한국으로 보내고 싶어 한다는 소식도 있어 안타깝다. 황재균도 메이저리그 감으로 안 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도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누굴 탓하겠는가. 모두가 본인들 책임이다. 실력이 되지 않으면 돌아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놀랍게도 대한민국은 이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전례가 많지 않은가. 모르긴 해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금액을 받고 돌아올 수 있다.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구단들이 왜 없겠는가. 아예 돌아오라고 대놓고 얘기하는 야구인들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외지에서 고생하지 않고 한국에서 편하게 야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딱 한 마디만 하자. 그렇게 돌아올 거면 처음부터 거기엔 뭐하려고 갔는가. 만일 처음부터 “해보다가 안 되면 돌아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좋다. 그냥 아무 소리 하지 말고 돌아오는 것이 낫다.

그러나 도대체 이들이 미국에 간 지 얼마 됐다고 벌써 돌아오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고작 1~2년밖에 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귀국하라고? 힘들더라도, 마이너리그가 좀 고생스럽더라도 꿈을 위해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도 시원찮은 마당에 야구 선배라는 사람이, 그것도 야구 해설위원이라는 사람이 그런 나약한 ‘조언’을 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눈물 젖은 빵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신수가 1억 달러 이상의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도 포기하지 않고 마이너리그에서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있어서 돌아온다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경험을 중요시해서 베테란을 우대하는 사회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노력한 만큼, 그리고 결과를 낸 만큼 대우해주는 곳이 미국이다. 어려운 시절을 딛고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가 얼마나 많은가. 나이 핑계 대지 마시라. 김현수, 박병호, 황재균 모두 아직 젊다. 다시 말해, 아직 도전해볼 시간이 있다는 말이다.

피츠버그는 아직도 강정호에 대한 미련이 남아 그를 윈터리그에 보내겠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비자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이겠다고 하지 않는가. 이들은 왜 강정호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가. 강정호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정말 피를 깎는 노력을 해보기나 했는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늦지 않다. 그 어떤 유혹에도 귀 기울이지 말고 실력을 쌓아라. 에이전트들의 달콤한 말 절대 믿지 말라. 그들은 그렇게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아닌가.

야구선배들도 그런 ‘조언’같지 않은 ‘조언’ 제발 하지 말라.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언’을 하라. 그렇게 할 실력이 없다면, 그 입 좀 다물라.

장성훈 국장  seantlc@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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