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서로 농담도 洪 “돈 많으니까 식사 한 번”…安 “며칠 전 화려한 옷 입어서 기대했는데…”
北 미사일 위기 安 신중 洪 비판…선거연대 급부상에 洪‧安 선 그었으나 여지 남아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지난 대선 때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홍준표‧안철수 두 사람이 29일 대선 이후 처음 만났다. 지난 27일 국민의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안철수 대표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당 당사를 찾아 홍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19대 대선에서 패배했으나 이후 당 대표에 잇따라 선출되며 부활했다. 10여 분간 공개된 만남에서 두 사람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정부의 인선 문제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인식을 공유했지만,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초반엔 다소 어색하고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으나 홍 대표가 특유의 농담과 덕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홍 대표는 안 대표에게 웃으면서 “축하한다”며 “안 대표님이 다시 국민의당에서 부활하니까 앞으로 정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덕담을 건냈다. 안 대표는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경제도 안보도 위기인데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 같다. 북한이 오늘도 도발했지 않느냐”며 “국민의당은 국익과 민생 차원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주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안보 위기와 경제 위기가 겹쳐있는데, 이 정부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전부 사법부까지 좌파코드로 바꾸려고 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야당이 힘을 합쳐서 바로 잡는데 앞장서 주시리라고 믿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안 대표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저희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향을 먼저 정하고 그 방향이 정부와 같다면 협조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철저하게 국익과 민생 관점에서 저희 뜻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했다.
 
외교‧안보 위기에 대해선 우려와 비판의 이어졌다. 특히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겨냥해 “레카차에 끌려가는 운전자”, “문재인 패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운전자론을 들고 나왔는데 가만히 보니까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레카차에 끌려가는 흉내만 내는 운전석에 앉아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안 대표가 “외교안보가 아주 우려가 된다. 코리아 패싱이 실제로 안 일어나면 안 되지 않느냐”라고 하자 홍 대표는 “문재인 패싱이죠”라고 지적했다.
 
회동이 마칠 무렵에는 서로 농담이 이어지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홍 대표가 “앞으로 대표님하고 채널을 좀 가동하고 싶다. 제가 저녁도 한 번 모시겠다”며 “대표님은 돈도 많으시지 않냐”라고 말하자, 안 대표는 웃으면서 “며칠 전 화려한 옷 입고 와서 기대했는데 (오늘은) 슈트 입고 오셨네요”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27일 토크콘서트차 부산 해운대를 방문해 붉은 색 꽃무늬가 그려진 셔츠를 입었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최근 이슈로 급부상한 야당 간 ‘선거연대’와 관련해선 두 사람은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비공개 면담 이후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당대당 선거연대 자체에 대해서는 의사가 없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도 이 자리에서 “진지한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며 “안 대표가 ‘국민의당은 원칙적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고 아직 선거연대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홍 대표도 ‘우리도 그렇다’”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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