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성공 창업아이템 ‘철저한 현지화’ ‘차별화’ 거쳐야

1980년대 한국의 창업시장은 가히 ‘패스트푸드와 외국 브랜드’로 요약할 만큼 외국 프랜차이즈들의 전성기였다. 1980년대 초반 ‘롯데리아’의 성공을 보고 프랜차이즈 사업 가능성에 눈뜬 기업들이 외국 브랜드를 적극 도입했던 것. 1984년엔 협진양행이 ‘버거킹’을, 두산식품 전신인 한양식품이 ‘KFC’를 잇따라 들여왔다. ‘맥도널드’는 1989년 3월 서울 압구정동에 1호점을 열며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피자 브랜드들도 대거 들어왔다. 1985년 ‘피자헛’ 1호점이 이태원에 문을 열었고, ‘도미노피자’, ‘시카고피자’ 등이 잇따라 한국에 들어왔고 점포 수도 크게 늘어났다.

강한 상품과 선진 시스템을 무기로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브랜드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소비 트렌드를 바꿔 놨다. 대표적으로 1999년 서울 신촌에 첫번째 매장을 오픈한 ‘스타벅스’는 한국 커피시장에 그야말로 혁명을 가져왔다. 커피문화는 물론 소비 트렌드까지 바꿔놨다.

‘스타벅스’의 입점전략도 벤치마킹 됐다. 스타벅스는 세계 각 매장의 입지를 정할 때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구사한다. 축을 중심으로 바큇살이 뻗은 자전거 바퀴 모양에서 유래한 용어인 허브 앤드 스포크는 유동인구가 많은 특정 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는 전략이다.

지난 1965년 작은 샌드위치 가게로 시작된 ‘서브웨이’는 세계 110개국에 진출해 4만45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매장 또한 200호점 오픈을 넘어섰다. 서브웨이의 성공요인은 웰빙, 건강 이미지 마케팅과 함께 빵부터 속에 들어가는 야채와 햄, 소스까지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고객이 고르는 커스터마이징 개념을 국내에 소개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졌다.

다수의 외국계 브랜드 들여와

최근엔 외국계 유명 디저트, 베이커리 브랜드 매장이 백화점 푸드코트와 대형몰에 입점하면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커피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커피소비량이 증가한 한국에서 커피와 함께 디저트와 베이커리 분야도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피에르에르메’, ‘곤트란쉐리에’, 미국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인 ‘치즈케이크팩토리’, 국내에서 '디저트 컵케이크' 돌풍을 일으킨 ‘매그놀리아베이커리’, 일본의 ‘몽상클레르’, ‘살롱드몽슈슈’ 등 20여개로 파악된다. 유명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에서 앞다퉈 외국계 베이커리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으며, 최근엔 로드숍 매장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미국 내 18개 주와 호주, 싱가폴, 베네수엘라 등을 비롯한 전 세계 330여 개의 매장을 가진 글로벌 프랜차이즈 ‘요거트랜드’도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첫 한국 상륙을 준비 중이다. 오리지널, 초콜릿, 망고, 딸기, 바닐라, 치즈케이크, 피스타치오 등 16가지의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33가지 다양한 토핑으로 자신만의 디저트를 만들어 먹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도 국내에 들어와 성공적으로 자릴 잡았다. 초밥, 스시, 우동, 라멘, 일본식 덮밥인 돈부리, 일본식 카레, 이자카야 등 업종 또한 다양하다. 국내에 안착한 일본 출신 프랜차이즈로는 ‘코코이찌방야’가 대표적이다. 일본식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는 1978년 일본에서 처음 문을 열어, 현재 미국 중국 대만 등 1441개(2016년 9월기준)의 매장을 보유한 세계 1위의 카레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브랜드다.

지난 2008년 일본 카레전문 외식기업 ‘이찌방야’와 손잡고 ‘코코이찌방야’를 설립한 ‘농심’은 직영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일본 브랜드로서 현지화에 대한 충분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국 현지에서 다수의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안정적인 가맹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코이찌방야’의 경우 가맹점주 대부분이 모기업인 농심의 브랜드 신뢰성을 보고 창업한 창업사례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김세현 코코이찌방야 차장은 “화이트칼라 베이비부머들의 경우 해외여행이나 해외 비즈니스 경험이 많아 코코이찌방야를 외국에서 보고 신뢰를 가졌는데 한국에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는 걸 알고 창업한 가맹점주 또한 상당수가 된다”고 전했다.

코코이찌방야의 카레는 4일간 저온숙성된 정통 일본식 카레로, 엄선된 향신료와 신선한 야채와 함께 진한 소고기 육수로 만든 카레소는 일반 가정에선 낼 수 없는 깊고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일본인보다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끔 매운 맛 농도를 조절해 먹을 수 있으며, ‘믹스카레’라 하여 20여 가지의 토핑을 취향에 추가해 먹는 방식이다.

해외에서 성공한 창업 아이템들

현재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출점전략을 진행 중인데, 40평 규모의‘캐주얼 레스토랑’ 타입의 매장부터 배달 테이크아웃을 병행할 수 있는 10~15평 규모의 ‘미니멀 키친형’ 타입 등 예비 창업자의 투자 가능 여력과 상권에 맞는 다양한 창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유명 도시락 브랜드도 국내에 안착했다. 일본에 27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도시락 1위 브랜드인 ‘호토모토’는 연간 3억 개의 도시락을 파는 테이크아웃 도시락의 최강자다. 한국에서 약 4년간 연구기간을 거쳐, 동원수산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락의 나라인 일본에서 1위인만큼 모든 메뉴를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고 밥맛이 뛰어난 게 강점이다. 위생관리도 철저한데 위생을 위해 도마와 칼을 종류별로 사용하고 있으며, 테이크아웃의 특성상 소비를 권장하는 시간을 표시해 더위에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소비기한’을 표시하고 있다.

1인 가구, 간편식 트렌드에 맞춰 인기를 얻고 있는 이곳은 일본 브랜드인 만큼 규동, 카츠 등 일식 메뉴 도시락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도시락 가격은 평균 7000원 선으로 6000원에서 1만 원선까지 다양하다. 인기 있는 메뉴로는 ‘골고루영양야끼’, ‘계란규동’, ‘카라오코동’, ‘마노쿠치’ 등 일본 특유의 메뉴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제품들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해외에서 성공한 창업아이템들의 도입은 국내 소비자와 창업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큰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브랜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뢰성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해외와 국내 시장은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철저한 현지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또 이미 국내에 있는 창업아이템과는 차별화되는 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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