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이 돌아올 모양이다. 9월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확대 로스터 진입에 실패하자 “아쉽지만 미련은 없다”며 사실상 국내복귀를 선언했다.

그의 복귀에 대해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반기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구단들은 반기는 수준을 넘어 대환영하는 분위기다. 실패한 자가 금의환향(錦衣還鄕)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다. 참 따뜻한 나라다. 참 정이 많은 나라다. 실패한 선수를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주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 좀 냉정하게 따져보자. 도전 1년 만에 돌아온다(엄밀히 따지면 수개월밖에 안 된다)는 것이 과연 ‘아름다운 도전’인가. 산전수전 다 겪어야 그게 ‘아름다운 도전’ 아닌가. 황재균은 그걸 다 겪었는가. 그것도 1년 만에. 다 겪어봤다면 할 말은 없다.

2010년부터 미국에서 야구생활을 하고 있는 최지만은 아직도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고 있다. 모르긴 해도 그는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주전 자리를 노릴 것이다. 그래도 안 되면 돌아올 것이다. 이 정도는 돼야 ‘아름다운 도전’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아니라고 하면 또 할 말은 없다.

이대호도 한 시즌만 딱 하고 돌아왔는데 왜 태클을 거느냐고? 간단하다. 황재균은 이대호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어봤자 어차피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 잡기가 어려울 것이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마음 편한 한국에서 대접받고 야구하겠다는데 그게 뭐 그리 나쁘냐고? 나쁘다는 게 아니다.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것 같아 우려하는 것이다. “한 번 도전해보고 안 되면 돌아오면 되지.”

좋다. 돌아오고 싶으면 돌아오라. KBO에서 더 잘 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히 해두자. 어디 가서 “나 메이저리그 출신이야”라는 말은 정말 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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