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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정부가 지난해 논란을 빚었던 디젤차 배출가스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이로 인해 국내 상용차 생산 업체들이 ‘부랴부랴’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새 기준에 대한 유예 기간이 너무 짧아 일부 차종 판매가 중단되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정부에 하소연도 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강행하겠는 입장이다. 양측의 팽팽한 대치가 불가피할 상황이다.

9월부터 배기가스 측정기준 강화
차량 운전자 “물류비도 인상될 듯”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가 빠르게 강화하면서 상용차 업체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기준을 맞추기 위해선 추가 저감장치를 부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차량 가격이 상승해 판매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디젤차 개발에 투입된 비용을 생각하면, 생산을 접을 수도 없어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국제표준배출가스 시험식 도입

지난달 23일 환경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9월부터 환경부는 기존 유럽연비측정방식(NEDC)으로 해오던 디젤차 배출가스 실험실 측정 방식을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을 국내에 도입한다.

아울러 배출허용기준(RDE) 허용 범위를 확대한 대기환경보전법 역시 9월부터 시행된다. 기존에 판매 중인 디젤차는 9월부터 새 기준에 따라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판매가 정지된다.
또 국제적인 디젤 배기가스 규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강화될 예정이어서, 디젤차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당장 상용차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제성이 중요한 상용차의 경우 배출가스 규제 강화는 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힘과 연비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상용차의 특성상 다른 연료로 효율성이 높은 디젤을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로6C와 같은 배출가스 규제 강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디젤차 자체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추가 장치 개발 및 장착 비용 등이 발생, 디젤차의 장점인 경제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유로6C 도입 이후 디젤차 자리를 전기차와 수소차 등이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용차 운전자들도 시름이 깊다. 뛰는 유류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경유차 사용이 불가할 경우 그 경비를 충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트럭 운전사는 “물류비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류비만큼 물류비도 올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용차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당장 디젤차를 판매 중단할 경우 1년에 2조 원의 매출손실이 예상돼, 존폐 위기에 몰리게 된다”며 강화된 기준 적용을 미뤄 달라는 업체도 있다. “기존 제작된 차량이라도 소화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 “디젤엔진 개발을 위해 들인 막대한 비용을 회수하지도 못한 채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게 됐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 상반기 중국 시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글로벌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위축됐던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에 발만 동동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밀어붙이는 환경부 ‘탈 날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환경부는 지난해 폭스바겐 디젤차 조작 사건 이후 실내 인증시험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실제 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를 조속히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디젤차는 실제 도로 주행 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기존의 인증 기준보다 2배 이상 줄인 0.168g/㎞ 이내로 맞춰야 한다.

이 제도는 실내 실험실에서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차량에 이동식배출가스측정장치(PEMS)를 달고 실외 도로를 달리면서 오염물질을 측정, 적합 여부를 판정한다. 급가속, 언덕 주행, 에어컨 가동 등 다양한 운행 조건에서 배출가스를 측정한다.

일각에선 세계 각국의 배출가스 기준을 따져 봐도 환경부 새 기준 도입 시기에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일본은 한국처럼 유럽 최신 배출가스 기준을 도입하지만, 기존 판매 차량에 대해서는 3년간 유예해 줄 방침이다. 미국은 새 기준 차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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