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는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가 열렸다.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설 특수학교에 대해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며 국립한방병원 유치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주체인 정부는 관련 절차를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학교가 설계 단계에 들어간데다 이미 수도권엔 한방병원이 충분한 상태여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립한방병원 설립 추진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1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0병상 이상 규모로 지으려면 500억원 이상 예산이 든다"며 "이를 위해선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해야 하는데 부지가 확보되지 않아 예산 신청부터 불가능해 모두 멈춘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4년여 전인 2013년 11월 옛 공진초 자리에 특수학교를 세운다고 행정예고 했으나 같은 해 서울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는 등 반발에 부딪쳤다. 2014년 조희연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다시 추진된 특수학교 신설 건은 지난해 8월 두번째 행정예고가 공고됐다.
 
시교육청은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사업을 재추진해 시의회로부터 예산을 배정받고 교육부 중앙투자심사까지 통과하는 등 사업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강서구엔 추가로 수용해야 할 특수교육 대상자가 122명이나 있다. 이들을 수용할 만한 시설이 마련되지 않는 한 기존 절차를 백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대체 부지를 마련하더라도 학교용지인 옛 공진초 터 1만1184.5㎡(약 3383평)를 의료용도로 변경하는 데도 1년 이상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특수학교 설립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상태에선 부지 확보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국립한방병원의 사업성도 그리 밝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한방병원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는 초과공급 상태"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이미 한방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수도권에 국립한방병원을 세워야 하는지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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