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방송이나 매스컴에서 연예인이나 방송인들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거나 치료받고 있다는 등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황장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공황장애란 진단명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로 그리 역사가 길지 않다. 공황장애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공항에 갈 때 생기는 병이라 해서 ‘공항장애’라 잘못 쓰이기도 했고, 공항장애란 생소한 병명에 당황해 하는 환자들이 많아 진료시간의 상당 부분을 질환에 대한 설명으로 할애해야 했다. 왜 이 병이 생겼고,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치료를 안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또 얼마나 치료해야 하는지, 치료약은 안전한지, 뭘 조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

그렇지만 몇 년 전부터는 환자들이 이미 다 알고 진단까지 붙여서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고, 특히 인터넷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치료 방법이나 치료 약물의 종류와 부작용 그리고 얼마나 치료해야 하는지 미리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진료실을 찾아온다. 치료 중인 환자라면 환자들 모임 카페에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치료 의사 입장에서는 병에 대해 길게 설명을 안 해도 되고 환자가 치료에 대한 저항을 덜 가지게 되어 치료 과정이 수월해졌다고도 할 수 있겠다. 앞으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정신과 영역에서의 의사의 역할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검증 안 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활자화 되거나 매스컴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틀림없는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따르는 일이 많은데, 이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병의 경과를 악화시키기도 하고 제때에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공황장애에서 주로 보이는 증상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이 어려워지고, 곧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어지러움 등으로 응급실에 갔다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받고 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많은 환자들이 응급실에 도착할 즈음에는 증상이 어느 정도 가라앉아 편해졌다고 하는데, 병원에 도착해서 안심이 되어 그런 것도 있겠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공황장애 증상의 특징과 관련되어 증상이 나타나고 20~30분 정도 지나면 증상이 가라앉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만 잘 견디면 괜찮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주로 신체 증상을 많이 호소하여, 공황장애를 잘 모르던 시절에는 신체 증상에 대한 치료가 주를 이루다 보니, 근본적인 치료가 안 되고 재발도 잘 되어 병의 경과가 오래가게 되었던 것이다. 공황장애에서는 신체 증상이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신체 질환에 대한 감별도 중요하다. 물론 응급실을 거쳐 오는 경우 어느 정도 신체 질환에 대한 감별이 이루어지나 치료 과정에서도 항상 신체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감별을 위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황장애에서 보이는 공황발작은 공황장애 이외의 다른 정신질환, 특히 우울증이나 다른 불안장애에서도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치료적으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황증상만 있었다고 해서 바로 공황장애라고 진단하지는 않는다. 공황장애가 계속되다 보면 지하철이나 버스, 특히 고속버스나 비행기처럼 마음대로 멈출 수 없는 교통수단을 피하게 되고, 엘리베이터처럼 갇힌 공간이나 대형 마트, 백화점, 은행 같은 사람이 많은 곳을 힘들어하게 되며, 혼자 멀리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공황증상을 한두 번 겪다 보면, 또다시 그 증상을 겪게 되지나 않을까 불안해하는 예기불안이 흔히 나타난다. 공황증상 뿐 아니라 예기불안을 치료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부분이고 예후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그러면 공황장애는 어떤 사람들에게 잘 오는 것일까? 현재로는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GABA 등의 신경전달 물질과 뇌의 특정부위가 관련 있다고 하는 신경생물학적 원인과 유전적 원인 그리고 사회심리적 원인 등이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리 표현하자면 체질적 요인이 있는 사람에서 어떤 스트레스 요인들이 작용한다면 발병할 수 있는 것이다.

공황장애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데 두 가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증상의 완화를 보이더라도 충분한 기간 유지치료를 해주어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고, 부작용의 문제는 처음에 맞는 약물을 찾는 과정에서의 불편함이 있을 수도 있으나 어느 정도 치료약물이 결정되고 나면 계속 유지 치료하는 데 문제는 없다. 인지행동 치료에서는 공황증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야하는지를 다룬다. 공황발작이 그 순간을 넘기고 수십 분의 시간이 지나면 완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고, 증상이 또 일어날 것에 대한 예기불안이 극복될 수 있도록 치료가 이루어진다.

공황장애 환자 중에는 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술로 인해 공황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공황장애 환자라면 공황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미 술에 의존이 생겼다면 술 문제도 같이 치료되어야 치료가 성공적으로 될 수 있다. 직업적으로 낮과 밤이 바뀌고 술자리가 많은 경우라면 치료는 더 어렵게 된다. 술과 마찬가지로 커피와 같은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도 공황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공황장애는 예기치 않게 느닷없이 경험하게 되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증상에 집착하게 되고, 특히 신체증상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게 되어 건강염려증도 생겨난다. 그렇지만 제대로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황증상에 대한 왜곡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또 다시 증상이 생길 것에 대한 예기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 공황장애의 경과가 길어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우울증도 같이 치료가 되어야 한다. 공황장애의 치료는 단지 공황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공황증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당당히 맞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정신건강의학과 권호식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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