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가을 아르헨티나 탱고와 함께 쓸쓸함을 달래다.

 
[일요서울ㅣ대전 이용일 기자]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한 대전에는 많은 문화활동이 있다. 그 위치적 기반은 전국의 문화를 수용하기도 하며, 확장•분산시키는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그 중, 대전이 중심이 된 아르헨티나 탱고에 대해서 소개한다.

아르헨티나 탱고는 19세기 말 전쟁으로 생계의 기반을 잃은 유럽의 이민자들이 아르헨티나에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대거 유입되면서, 새로운 땅에 정착하기 위해 힘겨운 생활을 하였는데, 이때 고달픈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춤이 바로 탱고다.

다시 말하자면 아르헨티나 탱고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의 춤. 즉 뽀르떼뇨들의 춤인 것이다. 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동네 춤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반도네오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음악이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탱고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서 아르헨티나 탱고, 컨티넨탈 탱고로 나뉜다. 그 중 아르헨티나 탱고는 자생적으로 생겨난 춤이며, 아르헨티나 탱고가 대회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소위 스포츠 댄스에서 하는 컨티넨탈 탱고다. 결국 탱고의 본류는 아르헨티나 탱고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아르헨티나 탱고는 대한민국에 언제 유입되었을까?

'대전탱고 11주년 기념파티'를 준비 중인 대한민국 탱고 역사, 탱고클럽 라붐의 주인장이신 이오섭 윌키님을 만나 대한민국 탱고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에 탱고가 들어 온 지는 17년이 되었어요, 대한민국에 탱고를 유행시킨 1등공신은 다음카페라고 할 수 있지요. 외국에서는 탱고의 역사가 100년 이상이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아시다시피 춤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는 않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탱고는 좀 늦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알려지지 않다가, 17년전 다음카페에서 젊은 사람들이 모여 남미의 춤들 즉, 살사•스윙•탱고 등이 소개되기 시작했지요. 그때부터 서울과 대전에서 동호회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7년 전에는 라틴 춤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그저 라틴음악에 맞춰 살사•스윙•탱고를 함께 섞어서 추었지요. 그리고 6년 정도 지난 후 춤의 구분이 이루어지고, 지금의 대전탱고 동호회가 만들어 지면서 밀롱가(탱고를 추는 장소를 밀롱가라고 한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 대전탱고 11주년 기념행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대전에서 아르헨티나 탱고 동호회를 만들고 이끌어 나가는 데 가장 도움을 많이 준 사람들은 카이스트에 젊은 박사님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때는 탱고라는 것에 대해 거의 백지상태고, 탱고 음원조차 구할 수 없던 시절이었어요. 

카이스트 박사님들의 성격이라 할까 특색이 연구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그때 박사님들께서 인터넷에서 음원을 구하기도 하고, 아르헨티나에도 직접 다녀오신 분들도 계시고, 탱고 동작도 연구하시고… 그렇게 어쩌면 탱고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열정만으로 대한민국 아르헨티나 탱고를 하나씩 만들어갔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 이후 카이스트 박사님들이 아르헨티나 탱고를 배우고 난 후 대전을 떠나, 주로 서울로 이사를 가신 후 서울에서 동호회를 만들거나 탱고를 가르치시는 등 활동을 하신 겁니다. 그리고 지방에서는 가까운 대전으로 탱고를 배우러 왔어요. 결국 대전에서 시작한 아르헨티나 탱고가 서울로, 그리고 전국으로 번져가는 모습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대전이 탱고 발전의 모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기에 대한민국 아르헨티나 탱고의 성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아르헨티나 탱고의 마력은 탱고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탱고는 플로어 안의 삶이고, 삶은 플로어 밖의 탱고다. 그건 삶과 탱고는 떨어질 수 없다는 말이지요. 바로, 탱고 자체가 인생인 겁니다.  

돈을 생각한다면 탱고학원을 했겠지요. 물론 돈을 떠나서는 살 수 없겠지만, 탱고를 추게 되면서 사고방식도 남미 식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까르페 디엠이라고 아시죠.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 하라는 말입니다. 
 탱고를 배우고, 즐기게 되면, 밀롱가에 들어오는 순간 바깥세상일은 잊어버리고 지금 내 앞에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돼요. 그렇게 인생의 단조로움에 지치고 힘든 하루를 음악에 맡긴 채 밀롱가에서 위로를 받는 거지요. 이곳이 바로 고달픈 영혼이 쉴 수 있는 곳, 치유에 장소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행복하고 위로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아르헨티나 탱고 11주년 기념 행사는 오는 23일 토요일 대전 유성 봉명동 라틴클럽 라붐에서 열린다. 문의는 '다음카페 [대전탱고]'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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