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롯데, 사실상 가을 야구 진출 확정…잔여경기수로 LG가 유리한 고지
-하위권 고춧가루 동맹이 최대 변수…후반 흥행 책임지지만 팀에는 희망고문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오는 10월 가을야구 개막을 앞두고 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중상위권 팀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NC 다이오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고 4위 롯데 자이언츠마저 안정권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마지막 5위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이에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가 마지막 티켓을 향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누가 막차의 주인공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을 야구를 앞두고 마지막 자리를 위한 5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6일부터 5일동안 경기 결과에 따라 매일 5위 팀이 바뀌었다. 지난 6일 SK와 넥센이 공동 5위에 오른 이후 7일에는 넥센이 단독 5위에, 8일에는 LG가 넥센을 10회 연장 접전 끝에 10-9로 돌려세우며 5위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10일에는 LG가 6위로 내려앉았고 5위 자리는 다시 SK가 점령했다. 중상위권 팀들은 아직 누구 하나 우세승을 거두지 못하며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14일 현재 5위 SK와 6위 LG는 1.5경기 차고 넥센과는 2.5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잔여 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 팀이 맞붙을 일이 없어 각자가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투타 침묵에
멀어져 가는 넥센

우선 7위에 자리 잡은 넥센은 하위권 팀들에게 잇달이 덜미를 잡히며 ‘가을야구’가 다소 희미해지고 있다. 넥센은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2-10으로 대패했다.

전날인 13일 고척돔에서 kt를 상대로 신재영의 완봉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단 하루 만에 8위 한화에 발목을 잡혀 승률 5할(67승2무67패)로 돌아갔다. 또 5위 SK와 2.5 경기 차로 벌어져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넥센의 위기는 지난 5일~6일 최하위 kt에 연패를 당하며 시작됐다. 또 12일 kt전에서도 9회 2사까지 2-0으로 앞서다가 충격적인 2-3 역전패를 당했다.

넥센이 뒷심이 약해진 데는 타격 부진과 마운드 붕괴에서 찾을 수 있다. 넥센은 9월 들어 평균자책점이 5.70으로 치솟았다. 여기에 구원진의 9월 평균자책점이 8.93으로 10개 팀 중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 결국 넥센은 1~2점 차 싸움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불펜의 출혈이 커졌다.
넥센 히어로즈
 이와 더불어 타선도 식은 지 오래다. 넥센 9월 타율은 0.229로 10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김민성을 비롯해 김하성, 서건창, 이택근 등 너 나 할 것 없이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 이 때문에 9월 들어 넥센은 2승1무9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작성하고 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타격의 경우 사이클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쉽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은 경기 일정에 벤허케, 브리검 등 강한 투수들을 투입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고춧가루 일격에
LG 발목 잡혀

갈길 바쁜 LG도 최하위 kt에 발목이 잡히며 SK와의 승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전에서 9회말 하준호의 끝내기 안타로 11-12로 패했다.

이날 LG는 초반 ‘천적’ 피어밴드 징크스를 떨쳐내며 2회 10명의 타자들이 5안타를 쏟아내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후 실책 등이 이어져 점수를 허용했고 8회 극적인 동점 승부를 만들었지만 승부를 다시 뒤집지는 못했다.

물론 LG는 5위권 진출에 가장 유력한 팀으로 손꼽힌다. LG는 13일 기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 수(1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반면 SK, 넥센은 남은 경기가 한 자릿수에 불과해 LG 정도가 유일하게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팀이다.

극단적으로 SK가 남은 8경기를 모두 잡는다 해도 LG가 3패 이하로 마무리한다면 최종 승자는 LG쪽으로 기울게 된다.
LG 트윈스
 객관적 전력상으로는 밀리지 않는다. LG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우고 있다. 128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팀 평균 자책점 4.12를 기록,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진 평균 자책점은 4.05(1위), 불펜진 평균 자책점 4.32(3위)로 준수하다.

하지만 최근 LG의 경기력이 롤러코스터와도 같다는 점이 찜찜하다. LG는 9월초 마산 원정만 하더라도 무기력한 모습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안겼다.

하지만 이내 한주 뒤 4승1무1패로 극적인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 그러나 14일 kt전에서 패하면서 공수에 대한 강한 실망감을 안기며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특히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해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한 하위팀들의 반격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더욱이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되는 19일부터 24일까지 연속 6경기를 치르는 LG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가을야구 진출 여부가 확정된다.

이에 대해 양상문 LG 감독은 “6연전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에는 도움이 된다. 그 때 잘 버티면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5위 수성에도
잔여 경기수가 아쉬워


 
5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SK는 LG, 넥센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으며 수성에 나섰다.
SK는 지난 13일까지 LG와 단 0.5경기 차이를 유지해 불안한 5위 자리를 이어왔다.

하지만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8-6으로 승리를 챙기며 LG와 1.5경기차이로 달아났다. 4-4로 팽팽한 9회 초 1사 주자 1·3루에서 SK 김강민은 두산 불펜 투수 이용진을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려 5-4 역전을 이뤄냈다.

이후 김성현의 안타로 주자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성우의 2타점 적시타와 노수광의 안타로 8-4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9회 말 SK 불펜 투수 박정배가 두산 오재일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8-6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마지막으로 올라온 백인식이 무실점을 막으며 승리를 챙겼다.
SK 와이번스
 올 시즌 SK의 경쟁력은 일명 홈런 공장에서 찾을 수 있다. SK는 시즌 막바지를 앞두고도 쉬지 않고 홈런 공장을 돌리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최정과 제이미 로맥의 홈런 두방으로 5-10으로 패색이 밑었던 7회 무려 10점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14일에도 최정이 5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시즌 46호 홈런, SK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KBO리그 역대 3루수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팀도 2002년 삼성이 가지고 있던 종전 한 시즌 팀 최다 홈런(213개)를 넘어선 지 오래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가을 야구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3일 취재진을 만나 “우리는 현재 가장 적은 10경기가 남아 다른 팀들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6~7승 정도는 거둬야 5강 진입이 가능할 것 같다”며 상위권 팀들을 줄줄이 만나야 하는 일정에 대해 “우리가 집중한다면 상위권 팀들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압박감은 어느 팀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5위 싸움 관심사
엘롯기 진출하나

 
이처럼 중상위 3팀이 격돌하면서 5위 티켓의 행방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SK, LG, 넥센은 상대팀과의 맞대결도 이미 끝나 최악의 경우 동률을 기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KBO리그 규정 제1장에 따르면 정규시즌 1~5위까지 2개 구단 또는 3개 구단 이상일 경우 해당구단 간 경기에서 전체 전적 다승, 해당구단 간 경기에서 전체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고 나와 있다.

이에 SK, LG, 넥센 중 상대전적에서 누가 더 많은 승을 기록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대전적을 비롯해 다승에서도 물고 물리는 상황이다. 결국 복잡한 셈법을 피하기 위해 승률 계산에서 무승부는 빼고 계산하기에 더 이상 무승부를 기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다만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누가 5위 자리를 차지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만큼 올 시즌 치열한 5위 싸움이 야구팬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올 시즌 첫 ‘엘롯기’의 동반진출을 이뤄낼지도 관심사다. ‘엘롯기’는 LG·롯데·KIA를 묶어 부르는 말로 전통 명문 구단이지만 세 팀 모두 암흑기 시절 부진의 아이콘으로도 사용된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 KIA는 1위, 롯데는 4위를 유지하면서 진출에 성공했고 LG마저 SK를 제치고 5위에 입성한다면 세 팀 모두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돼 부진이 아닌 전성기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4년 말 신설된 와일드 카드 제도는 5위팀에도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준다. 특히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2015년부터 4장에서 5장으로 늘어나며 그간 정규 시즌 막판 일찌감치 순위가 결정되면 다소 심드렁해진 흥행 열기를 다시 불러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2015년 KBO리그가 메르스 사태로 흥행 직격탄을 맞았지만 정규시즌 막판 5위 경쟁이 이어져 관중 736만 명을 넘기는 데 한몫했다. 당시 5위 SK부터 8위 롯데까지 승차가 겨우 3.5경기 차밖에 되지 않아 마지막까지 순위 싸움이 뜨거웠다. 관계자들이 ‘신의 한 수’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와일드카드에 대한 무용론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팬들은 5위를 차지해서라도 가을 야구를 기대하고 있지만 막상 5위팀이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정규시즌 마지막날까지 5위 전쟁을 치르고 나면 단 하루만 쉬고 다음날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나서야 한다”며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데다 1경기 만에 승부가 갈릴 확률이 높아서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와일드 카드 결정전은 4위 팀에게 1승을 인정해주고 5위팀은 원정 2연승을 해야만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지난 2시즌 모두 4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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