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아두뇌발달연구소장 전경득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전경득 한국유아두뇌발달연구소장은 최근 일어난 사립유치원들의 반발이 화산폭발과 닮아있다고 피력했다.
 
전 소장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00여 년 전,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할 겨를이 없던 어려운 시기에 유아기의 참교육이 한 국가의 흥망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를 인식한 유아교육자들이 맨몸으로 뛰어들었다”며 “당시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조건 없이 사재를 다 털어 교실을 만든 후 장난감을 사들이고 천진한 아가들의 코를 닦아주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때 국가의 재정수준이 높아지고 OECD회원국으로서의 위상을 고려한 대한민국 정부는 마치 예고된 수순이라는 듯 사립유치원을 정형화시키기 시작했다”며 “2009년 교육부는 유아교육선진화방안이라는 정책으로 사립유치원의 자율성을 없애고 통제하기에 이른다. 외형적으로는 민주적이었다. 그러나 교육자는 피교육자의 눈높이에 있듯 그 틀 안에서의 사립유치원장(설립자)에게는 느닷없이 잡힌 발목이었다”고 주장했다.
 
마치 꿩의 목을 비트는 독수리 이빨에 저항 없이 주저앉을 위기를 맞았었다는 것.
 
또한 그는 “정부는 현장의 사립유치원 측에 바우쳐제도를 제시하고 수혜당사자자인 학부모가 아닌, 유치원에 직접지원을 시작했다. 이에 재정적 어려움이 많은 사립유치원들은 국가가 늦게나마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이해하고 반겼다. 허나 정부는 법인사립학교법에 준한 특정감사와 모든 사립유치원의 교육 획일화를 주문하였고 이를 위해 다각적 전략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정부는 언론의 긍정적 속성을 등에 업고 신문이나 지상파, 공중파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 영상(유아교육현장의 착시된 장면 등)을 대량으로 내보냄으로써 사립유치원이 마치 유아를 볼모로 돈벌이하는 집단인 양 일관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때문에 사립유치원의 설립재원을 잘 알지 못하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됐고 여론은 급격히 냉각됐다”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미래사회의 키워드는 개별화된 창의적 교육에 있음에도 정부는 붕어빵 찍듯 획일화된 커리큘럼(누리과정)만을 강요하는가 하면 초유의 국가세금이 투입되는 국공립유치원을 전면 확대하고 개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의 재정독립특수성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4000여 사립유치원이 가입된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휴업과 철회라는 서로 배치되는 카드를 반복하며 우왕좌왕한 것에 대해 전 소장은 “그들에게 내부적으로 어떤 아픔이 있었던 간에 안타까운 일이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득은 없고 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사립유치원이라는 현주소를 온 국민에게 알리는 소중한 기회이자 정부의 유아정책에서 제외할 수 없는 공식기관임을 인식시키는 데에 일조했다는 것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어느 집단이든 빛과 그림자는 반드시 공존하고 성공과 실패, 득과 실은 암수 한 몸이다”면서 “화산폭발로 얻어진 거대한 광물과 관광자원으로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낳아지듯이 무심히 지나치던 대한민국 사립유치원 유아들의 천진한 웃음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국민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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