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대구, 정당 프리미엄 사라져… 준비된 ‘진짜 대구 사람’이 당선될 것”
- “난국 초래한 김무성·유승민·이혜훈·주호영, 복당 절대 안 돼”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유력한 대구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만 최고위원(58)이 “몰락한 대구 경제 복구와 무너진 대구의 정치 자존심 회복을 위해 (대구 시장 선거에) 출마할 각오가 돼있다”고 사실상 대구 시장 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9월 19일 이 최고위원의 사무실이 위치한 여의도 오피스텔에서 진행된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명백한 ‘대구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는 ‘진정한 대구사람’이다. 대구 유권자들은 토박이 대구 정치인을 원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이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 자유한국당의 ‘혁신’이 본격화됐다. 박 대통령 출당과 친박 청산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대구·경북(TK) 보수층의 분열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 개인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이미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인간적인 부분에서나마 우리 자유한국당이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박 청산에 있어선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적 청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된 시점에 친박 세력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친박이 아닌 사람이 없을 때도 있었다. 작년 총선 때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까지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총선에 이용했다. 그러나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보수가 분열됐고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지금 누군가는 정치를 잘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TK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스스로가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시기 역시 1심 판결 이후가 적절하다는 분위기다.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혀야 문재인 정권에 맞설 수 있다. 모두 안아야 하는 시점에서 이리저리 잘라낸다면 보수 통합과 재집권을 이룰 수 없다는 게 ‘TK 정서’다.

▲ 지방선거 전 보수 대통합에 대한 생각과 전망을 말해 달라.

- 이 부분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 우리가 합쳐야 하는 것이 맞다. 다만 확실한 원칙이 있다. ‘통합’은 안 된다. ‘합당’도 안 된다. 통렬한 자기 반성문을 통해 ‘백기’를 들고 정치적으로 크게 뉘우친 이들에 한해서만 개별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절대 복당을 허용해선 안 되는 ‘네 사람’이 있다. 김무성·유승민·이혜훈·주호영 이 ‘네 사람’이 현재의 난국을 초래했다. 이들의 복당을 허용한다면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탈’할 것이다. ‘인적 청산’에서 우선해야 하는 이들은 바로 이 ‘네 사람’이다.

▲ 당 지도부로서 한국당의 지방선거 필승 전략은?

- 2018년 지방선거는 국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선거다. 특히 대구 선거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여야의 승부처가 될 것이다. 지금껏 대구에서는 공천만 받으면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제 정당 프리미엄은 사라졌다고 본다.

대구 유권자들은 대구 정치인들을 ‘진정한 대구사람’과 ‘KTX 대구사람’ 둘로 나눈다. ‘KTX 대구사람’이란 자신의 정치적 출세를 위해 마치 대구사람인 것처럼 행세하다가 정치 생명이 끝난 이후에는 수년이 지나도 대구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정치인들을 말한다. 이런 정치인들에게 대구 유권자들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 대구 유권자들은 대구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토박이 대구 정치인을 지지할 것이다.

▲ 권영진 현 대구시장,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 곽대훈 의원 등과 함께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내년 대구시장 선거 판세를 예상한다면.

- 내년 지방선거는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보수 재건’을 이루어 내야 하는 점에서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홍준표 당 대표까지도 출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고위원들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필요하다면 출마해 보수 재건에 앞장설 각오를 가지고 있다.

▲ 홍준표 대표와는 잘 지내는가. 홍 대표가 대구·경북 전략공천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데.

- 홍 대표의 전략 공천에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상황이 너무 힘들다. 어느 지역은 후보를 낼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지역은 빨리 인재를 발굴해 일찍이 공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을 믿고 지지하고 있는 지역인 강남과 영남 지역은 경선을 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이다. 지역 주권을 가지는 선거이고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내는 선거다.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전략공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 K-2·대구공항 통합이전, 대구취수원 낙동강 구미공단 상류 이전 등 대구 지역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세계 어느 도시도 있던 공항을 없앤 전례는 없다. 공공시설의 실수요자는 시민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시민들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대구시에서 정확한 정보와 내용을 홍보해야 한다.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끌고 가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대구취수원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대구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 전략이 있어야 한다. 선진 행정을 구현해야 한다. 광역 단체장에겐 행정 못지않게 정치가 요구된다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정치적인 부분과 행적 업무적인 부분 그리고 대외 여론 모두를 적절히 융합해야 해결할 수 있다.

▲ 대구 시민들에게 한마디

- 20년 전과 지금의 대구를 비교해 보면 지금의 대구 경제는 몰락했고 정치 자존심마저 무너졌다. 이재만은 명백한 ‘대구 이데올로기’다. 그런 점에서 나는 누구보다도 참담하고 고통스럽다. 나는 대구의 무너진 정치 자존심, 몰락한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는 보수의 마지막 보류이다. 70년 찬란한 우리나라 경제는 대구에서 피어난 싹으로 만들어졌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룩한 대구, 호국의 성지 대구의 무너진 자존심 회복을 위해 우리 대구 시민들의 지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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