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탈출하려는 점포들 매출 다각화 수단으로 적극 도입

테이크아웃과 배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귀차니즘(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 피우는 현상이 고착화된 상태를 말하는 인터넷 신조어)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고, 불황을 탈출하려는 점포들이 매출 다각화 수단으로 테이크아웃과 배달을 적극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장용기 제품의 고성능화, 배달 앱과 배달전문 업체의 등장은 그동안 테이크아웃과 배달이 불편했던 업종도 가능하게 해 준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 ‘테이크아웃’ 개념이 처음 도입된 시기는 1993년, 한솥도시락의 종로구청점이다. 배달 대신 테이크아웃 판매를 하는 도시락 체인점으로 새로운 외식문화를 창조하면서 블루오션 시장을 창출했다. 당시 한솥도시락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도시락 체인 ‘혼케가마도야’ 등 일본에서 이미 테이크아웃 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테이크아웃 판매를 시도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테이크아웃 용어에 대한 설명을 전단지에 친절히 써주면서 영업하는 시기였다. 그 후 1999년 스타벅스 이대점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테이크아웃 문화가 확산됐고, 현재는 테이크아웃 판매가 일반화된 판매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같은 테이크아웃 판매가 최근 들어 점점 더 세밀화되고 있는 추세다. 외식업의 경우 테이크아웃 판매가 없는 업종이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 ‘소도둑’은 정육식당이 아니다. 그럼에도 매출의 10% 이상이 테이크아웃 판매로 일어난다. 점포의 월평균 매출이 1억 원이 넘는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상당한 매출이 테이크아웃 매출인 셈이다. 한우등심 1등급이라는 품질이 테이크아웃 판매 매출을 높이고 있다.
 
고객이 주문 후 바로 썰어주는 ‘고기바’에서 생고기 포장 판매를 하는데, 생고기와 야채 등으로 신선함을 유지한 상품인 ‘혼밥세트’, ‘커플세트’, ‘패밀리세트’ 등이 있다. 특히 테이크아웃 판매는 점포의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소도둑 본사 측의 설명이다.
 
‘작지만 강한’ 점포 늘어
 
홀 매출과 테이크아웃 및 배달 매출이 고르게 오르면서 점포의 생산성을 높이는 업종이 증가하고 있다. 닭발요리 전문점 ‘본초불닭발’은 홀과 배달 및 테이크아웃 영업으로 점포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점포의 총매출에서 홀 매출이 50%, 배달 및 테이크아웃 매출이 50%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따라서 점포가 주택가 소형점포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본초불닭발은 본사에서 10여 가지 모든 메뉴를 100% 손질, 수제 직화로 구운 후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가맹점에서는 진공 포장을 뜯은 후 데우기만 하면 된다.
 
특히 본사는 중독성이 강한 차별화된 소스 맛과 신선한 닭발 맛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위생과 맛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가맹점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초보자도 단 며칠만 교육받으면 충분히 운영 가능하고, 최소의 인원으로 점포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동네 상권에 들어가서 홀과 배달 및 테이크아웃 판매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창업비용도 점포 구입비를 포함하여 총 5000~7000만 원 선이면 가능하고, 매출이 부진한 점포의 경우 본초불닭발로 리뉴얼 하면 1000만 원의 소자본으로 업종을 갈아탈 수 있다. 투자금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들어 가맹점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김치찌개 전문점 ‘종로냄비’ 역시 홀과 테이크아웃 및 배달이라는 3각 판매 매출 콘셉트로 뜨고 있는 업종이다. 홀장사, 배달 및 테이크아웃 매출 모두 골고루 오르고 있어 투자금 대비 월평균 수익률이 높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특징은 ‘고기반, 김치반’을 타이틀로 내세우는 사골 김치찌개 전문점이라는 점이다. 33㎡(약 10평) 내외의 소형 점포, 소자본창업 아이템으로 부부창업 또는 나 홀로 창업 아이템으로 선호되고 있다.

식재료 품질관리는 철저하다. 우선 김치는 2°~4°C에서 3개월간 숙성시킨 것을 사용하고, 육수는 본사의 최첨단 시설장비를 갖춘 공장에서 제조한 진한 수제사골이다. 게다가 품질 좋은 국내산 돼지고기를 푸짐하게 넣는다. 가격은 1인분에 7000원이다. 조리는 숙성된 김치를 한 번 볶은 후 차별화된 맛의 육수를 붓고, 국내산 생고기를 듬뿍 넣고 끓이면 종로냄비만의 김치찌개가 된다.
 
별도의 안주 없이 소주 한잔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김치찜 메뉴 역시 7000원으로 저렴하고 인기가 높다. 본사가 식재료를 현금으로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따라서 각 가맹점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 점포의 영업이익률도 높은 편이다.
 
업종 콘셉트 바뀌기도
 
치킨호프가 배달전문 치킨전문점으로 업종의 콘셉트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치킨업종의 경우 배달시장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성이 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고, 장기불황에 소자본 창업을 원하는 창업자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달대행업체의 등장과 각종 배달 앱도 배달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맛데이더블치킨’은 10년간 치킨호프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오다 최근 배달전문 치킨전문점으로 업종의 콘셉트를 완전히 새롭게 했다. 맛과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고, 가격만 치킨 한 마리에 1만3000~1만4000원 선으로 대폭 낮췄다. 두 마리를 시켜도 가격이 2만~2만2000원이면 되고 피자(8000원 추가)와 누들떡볶이(5000원 추가)도 치킨과 함께 배달해준다. 맛도 가격도 양도, 그리고 메뉴도 ‘두 배로 즐겨라’는 뜻에서 ‘더블’ 치킨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정했다. 출시하자마자 가맹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많은 브랜드들이 배달전문 콘셉트로 속속 바뀌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창업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배달전문 업종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으면 유명 브랜드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아무리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이 있어도 소비자가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창업 초기부터 주변 상권에 브랜드의 장점을 알리는 데 가장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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